문화산책

 당신의 향기 1

후드득 비바람 맞고 쓰러져있는 꽃대궁 속으로

다정한 햇살이 비추어주니 잔잔한 힘은

당신의 화려한 성화로 그려진다

추억의 꽃타래를 풀어 꽃을 피워 노래부르니

파란 풀빛이 간드러진 연주를 하고

초대받지 못한 향기들도 불그스레 물들어 가고 있다

살다 보면 불청객이 되어 본 적이 없는지

생각하게 되고

세상 만물이 저마다 향기를 뿜어내고 있으니

부딪힘 피해 가며 사소한 스트레스는 유배시키고 있다

어지럽혀지는 마음속을 홀연히 피워내고

푸르고 청아한 세상 행복한 날갯짓으로

빛고운 햇살이 쏟아지는 날

편견 없는 그분이 계신 하늘을 우러러보면서

베풀어 준 은혜에 찬미와 감사기도를 바치며

아름다운 오늘을 시작한다

 

*   *   *

 

민들레꽃

4월,

민들레 하늘하늘 바람에 흩날리는 날

샛노란 저 꽃잎 속에 그리운 얼굴이 그려지면

약속도 없이 떠나간 향기가 찾아올까 기다려진다

기다림은 자만이었을까

꽃잎은 시들어 뚝뚝 떨어지고 줄기는 메말라 축 늘어지니

스멀스멀 몽글몽글 흰 꽃송이로 환생의 기쁨을 누리며

바람에 몸을 맡기고 허공으로 날아가고 있다

아름답던 너의 모습이 시들어 사라질 때

그늘에 앉아 바라보던 존재도 사라질까

간절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두려움이다

조용히 눈을 감고 향기도 색상도 없는 고요 속으로

마법에 걸리듯 나만의 공간을 채워간다

 

이귀선 시인
이귀선 시인

 

한국문인협회 평택지부 회원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창작준비금 수혜
평택시표창장·평택문학상·평택예총예술대상
시집 <발효된 침묵>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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