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30주년 의미 다시금 살펴보며

 

김기수 <본지 발행인>

김기수 본지 발행인
김기수 본지 발행인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이 여전히 지속되면서 온 국민의 마음이 매우 무겁다. 입춘과 정월대보름을 지나 우수·경칩이 눈앞인데 국민은 여전히 비상계엄과 그 이후 지속되는 사회적 혼란으로 아직 봄을 맞을 채비를 갖추지 못한 듯하다. 사회 정치적 혼란에 더해 서민 경제가 침체되면서 이러다가 나라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 아닌가 하는 두려운 마음마저 든다.

가슴을 짓누르는 이 답답함이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 한편에 위기를 기회로 만든 저력의 민족답게 우리 국민이 이 위기 역시 새로운 통합과 발전의 전기로 만들 것으로 기대하면서 오늘은 평택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올해 통합 30주년을 맞은 평택에 관한 이야기다.

2025년은 1995년 5월 당시 송탄시·평택군·평택시를 합쳐 통합 평택시로 새롭게 출발한 지 30년 된 해이다.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개편으로 처음으로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됐던 평택시는 진위군과 평택군 시대를 거쳐 1980년대 송탄시‧평택시‧평택군으로 분리되었다가 1995년 다시 하나가 됐다. 통합의 역사적‧현재적 의미를 굳이 길게 되새길 생각은 없다. 다만, 3개 시군 통합이 없었다면 오늘날 인구 60만 대도시, 인구 100만의 특례시를 바라보는 평택의 기틀을 만들기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통합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말은 하고 싶다.

 

 

통합 30주년 의미 다시금 살펴보며

인구100만 특례시 발전 비전 정립해야

 

지역사회 활력 사라지고, 공론장 실종

새롭고 건강한 지역 담론을 형성하는

통합 30주년 기념 활동 펼쳐지기를…

 

# 평택시가 통합 30주년이 된 해임에도 30주년을 향한 관심이 그다지 높지 않은 듯하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것이다. 통합 당시 30만명이었던 인구는 현재 60만명 이상으로 2배 이상 증가하고 30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 통합의 의미가 희석된 것은 아닌가 싶다. 30년 동안 인구가 많이 늘었다. 특히 2010년대 후반부터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외부에서 유입된 시민이 많다 보니 평택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낮고 3개 시군 통합이 오늘의 자신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 것인지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하다 보니, 평택시에서도 통합의 의미를 깊이 있게 천착하고 과거를 살펴보고 미래 100년을 가슴 벅차게 설계하기보다 30주년이 되었으니 큰 규모로 기념행사를 치르면 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평택시가 편성한 통합 30주년 행사의 예산서를 보면 이벤트성 행사가 많다. 이벤트와 행사, 정서적 통합과 공감대 형성을 위한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차분히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를 설계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도시의 미래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가꿔가는 것이다. 오늘의 평택이 있기까지 노력해 왔던 선배 시민들의 열정과 땀방울을 존중하고 그 바탕에서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땀방울을 더해 정말 자랑스러운 도시, 시민의 가슴을 뛰게 하는, 내 아이들이 살아갈 내 고장 평택을 만들겠다는 다짐과 계획, 희망을 모아나가는 소중한 시간으로 채우는 데 평택시가 앞장서 주면 좋겠다.

 

# 언뜻 평택의 미래가 장밋빛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위기 요인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기회이자 위기일 수 있는 중요한 현안과 모멘텀이 공론화나 숙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지나가고 있다.

평택호관광단지 개발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고덕국제신도시는 정말 명품도시로 조성되고 있는지, 지제역세권 컴팩트시티는 평택의 미래에 꼭 필요한 개발계획인지, 삼성전자가 평택의 미래를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100만 대도시에 걸맞는 충분한 교통인프라와 교육인프라를 준비하고 있는지, 주한미군의 존재는 평택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족도시 구현을 위한 산업정책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시민이 만족할 복지와 문화 수준에 다다를 수 있는지, 평택항과 배후단지는 정말 제대로 개발되고 있는지 등등. 우리가 점검하고 머리를 맞대고 지역 정치권과 학계, 언론계, 시민사회가 힘을 합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너무도 많다.

필자가 보기에 현재 우리의 모습은 아쉽게도 역동성이 너무 떨어져 있다. 특히 지역 공론장이 사라진 현실이 개탄스럽다. 일방적 주장과 홍보는 있어도 함께 숙고하고 고민하는 공론장은 어느새 사라진 듯하다. 성장 위주의 도시개발 속에서 특히 삼성전자에 대한 도를 넘는 기대로 개발 광풍이 불다가 삼성전자가 어려워지니 지역사회가 곧 가라앉을 듯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짚어봐야 한다. 부동산 개발과 물질적 풍요를 추구하면서 정작 선조들이, 선배들이 만들고자 했던 평택 공동체의 모습은 무엇이었는지, 우리가 지향하는 평택의 도시개발의 궁극적 모델과 방향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성찰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이 도시가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고 그 방향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과 공무원, 시민단체, 언론들이 함께 힘을 합해 노력해 나가는 모습이 잘 보지 않아 아쉽고 또 우려스럽다.

# 통합 30주년을 맞는 평택은 바로 그러한 담론을 회복하고 공론장이 다시 활성화되도록 힘을 합해 노력해야 한다. 지역사회는 새로운 평택 30년을 위해 가슴 뛰게 하는 방향성을 설정하고 새로운 힘과 노력을 모아 나가야 한다.

점점 현실성을 더해가는 조기 대선 국면과 더불어 지역사회도 올해 2026년 지방선거를 위해 바쁘게 움직여 나갈 것이다. 정치인과 각종 선거에 입후보하려는 사람들은 단지 특정 정당의 선호도에 기댈 것이 아니라 정치인으로서의 정치 철학, 지방자치와 평택에 대한 애정과 구체적 비전 등을 갖춰 평택을 이끌 지도자이고 인물임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평택시 통합 30주년이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둔 직전 연도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언론은 언론대로, 공무원은 공무원대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지역사회의 담론을 설정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힘 있고 희망찬 을사년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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