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수 시인, 세 번째 시집 
<밀려왔다 밀려갔을> 발간 
4년간 쓴 72수의 시 실려

권희수(68)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밀려왔다 밀려갔을>을 펴냈다. 두 번째 시집 <당신과 나는 같은 자리입니다>를 펴낸 지 4년 만이다.

권희수 시인은 “칡과 등나무의 얽힘, 언어의 홍수 속 빈곤한 오해는 맑은 바람의 시 밭이었다”며 “내 일상 사유의 노래, 감사와 사랑의 노래, 짙은 향수의 노래를 실었다”고 말했다.

이 시집에는 삶의 끝자락이 다가옴을 깨달았을 때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정서와 마음을 다독여 삶을 관조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72수의 시가 실렸다. 시인은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데 시간조차 내게 오래 머무르지 않으려나 싶어 초조했던 적이 있었다”며 “그때 집 앞 보도블록 틈새로 싹을 틔워 노랗게 피어난 민들레를 발견하고 생명이 유한해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실존적 무게를 잊어서는 안 됨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표제시인 ‘밀려갔다 밀려갔을’은 서귀포 바다의 파도를 보며 ‘우리네 삶도 저러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에서 이어지는 찰나의 사유가 담겼다.

“부서지고 갔을 삶의 무게들 / (중략) / 셀 수 없이 잴 수 없이 / 파도에 밀려갈 / 이 계절도 맡겨보자” - ‘밀려왔다 밀려갔을’ 중에서

‘밀려왔다 밀려갔을’ 삶의 궤적이 켜켜이 쌓이면서 시인에게 모든 사물이, 그를 둘러싼 환경과 자연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시 ‘저 산맥은’을 통해 “높이 솟는 봉우리는 / 자그마한 동산을 감싸고 / 낮은 산은 여럿이 작은 마을을 / 지키며 별빛처럼 세상을 노래한다”라고 묘사하면서 ‘어우러져 친구처럼 살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시인은 남편의 오랜 투병으로 가슴 아파하는 또 다른 시인에게 속 깊은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행복한 시간으로 기억할 것입니다 / 한숨 짓는 축복입니다 ” - ‘우리도 언제가는’ 중에서

전북 순창에서 태어난 권희수 시인은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되어 청소년들에게 시를 가르쳤다. 평택에 오고 예순을 넘기면서 30년간 차곡차곡 쌓아온 시상을 응축한 시집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 <당신과 나는 같은 자리입니다>를 연달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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