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슈링크플레이션*

첫눈이 내린다
나뭇가지에 어슴푸레
숨어있는 붉은 단풍

계절이 바뀌는구나
환절기가 두려운 사람들
거리에서 밤을 세운다

시린 마음을 녹이려
호빵 한 봉지
찜통에 넣는다
지난겨울엔 다섯 개
열어보니 네 개
가족의 먹거리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손끝에 따라붙는 기업들의 꼼수를
어떻게 감당해야 하나
용량은 줄이고
가격은 그대로인 이 장삿속을
슈링크플레이션
사람과 사람 사이에만은 
작용하지 않기를,

* 줄어든다(shrink)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말

 

이윤미 시인

 

이윤미 시인

평택시민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제30회 평택사랑전국공모전 시 당선

제41회 한밭 전국백일장 시 당선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