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을사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새 희망과 각오로 한 해를 설계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올해는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헌정 질서가 아직가지 회복되지 않고 있어 모든 국민이 불안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2월 29일 179명이 희생당한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정부가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하면서 온 국민이 추모 분위기 속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의례적으로 주고받던 새해 덕담도 사라졌다.
을사년은 젊고 지혜로운 뱀을 상징해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해라고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정치적 위기가 지속되면서 매우 힘든 해가 될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정치적 위기의 끝이 잘 안 보인다는 것이다. 환율 급등 등 경제적 상황도 매우 안 좋아지고 있고 서민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 이렇게 가다가는 세계를 놀라게 했던 대한민국의 역동성이 사라지고 성장동력이 고갈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원래 2025년은 전국 단위 큰 선거가 없는 해로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 3년을 넘기며 2026년 치러질 지방선거와 차기 대선을 대비해 무엇인가 자신만의 정치·경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느닷없는 비상계엄으로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시계제로의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다행히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가 의결된 데 이어 대통령 탄핵까지 이루어져서 헌법재판소 심리를 앞둔 시점이지만, 대통령이 내란죄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도 거부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들의 극단적 논리에 경도되어 현실 진단이 너무도 비현실적이고 시대착오적이어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을 탄핵하고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대선 과정에서 국가적으로 또 얼마나 많은 갈등과 대립 상황이 펼쳐질지, 새롭게 뽑힌 대통령이 국민 통합적 통합을 이루며 대한민국을 제대로 이끌어 갈지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생기는 사람은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그동안 정치적 대립 해소와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한 선거제도 개혁과 헌법개정 등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어 왔지만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출생율 저하와 기후위기에 대한 대응,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해소, 지방소멸 위기 극복 등 현실적이고 급박한 국가적 과제가 많지만 이를 초당적으로 극복하고 해결해 나갈 정치력과 지도력을 현재의 정치권이 갖고 있는지도 심히 의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정치적 위기는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경제다. 특히 환율 급등에 따른 문제가 심각하다. 제조업과 서민경제에 미칠 충격파는 가늠하기 쉽지 않다. 이대로 가다가는 꽁꽁 얼어붙은 서민경제가 더 악화될 것이 명확하다. 반도체나 인공지능 산업 등 미래 첨단 산업에서 삼성 등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경쟁력을 제대로 확보하고 유지해 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치적 위기는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걱정스럽다.
불확실하고 부정적 요인 많아
국가적·지역적으로
힘든 시기가 될 듯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온
대한민국 국민과
평택시민의 저력 믿어
# 우리 평택은 어떠한가. 어지러운 나라 전체적 상황이 반영된 측면도 있지만, 급격한 개발에 따른 교통체증 등 각종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고, 특히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 지역사회와 지방자치단체가 경제적으로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평택시 행정은 지난해 폐기물처리장 설치 문제부터 시작해 연말까지 난맥상을 보여주었다. 통합 평택시가 출범한 지 30주년이 되는 올해는 이러한 문제점들이 해소되기를 기대하지만, 경제 상황이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고 행정과 지역정치가 역동성이 크게 떨어져 큰 반전을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2026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급 선거 입후보 예정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된다 해도 기존과 다른 획기적이고도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이나 새로운 지역사회 담론이 형성될 전망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 한 해를 전망하며 너무 부정적이고 불확실한 요소들만 들추어낸 듯 해서 마음이 편치 않다. 그래도 무엇인가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것들을 찾아 볼 필요가 있다. 희망을 발견하고 일상의 삶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돌파구는 있어야 한다. 그 희망의 근거는 진부한 이야기이지만 결국 대한민국 국민이고 평택시민이 아닐까 한다. 위기 상황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저력을 보여준 대한민국 국민이고 평택시민이다. 2025년은 대한민국과 지역사회를 다시 새롭게 만든다는 각오로 힘 있게 나선다면 새로운 돌파구가 보일 것이다.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면서 차이를 넘어 하나가 되려는 노력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