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내며...

평택호를 가로지르는 제2서해안고속도로. 가운데 평택호휴게소와 왼쪽으로 서해선철도. 오른쪽으로 현덕지구와 멀리 평택항이 보인다. 사진 = 최치선 평택문화원 평택학연구소 상임위원
평택호를 가로지르는 제2서해안고속도로. 가운데 평택호휴게소와 왼쪽으로 서해선철도. 오른쪽으로 현덕지구와 멀리 평택항이 보인다. 사진 = 최치선 평택문화원 평택학연구소 상임위원

2024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윤석열 대통령의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12.3 비상계엄 조치’와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 및 연이은 탄핵 가결로 연말 정국이 매우 혼란스럽고 어지럽다.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화목하게 보내야 할 연말연시가 꽁꽁 얼어붙었다. 국회와 선관위 장악, 정치인과 언론인 체포, 심지어 ‘사살’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는 비상계엄과 관련된 준비내용들이 속속 밝혀지면서 국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문제는 비상계엄과 관련된 법적‧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는 대통령이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통치행위로 적법하다고 강변하면서 정국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절차를 고의적으로 지연시키고 있어 연말 정세가 지극히 뒤숭숭하고 유동적이다. 국회와 선관위를 무력으로 장악해 헌법 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행위는 바로 내란 행위다. 헌재의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지만, 국민들은 지난 40여 년간 힘들게 쌓아 올린 민주주의를 이렇듯 처참하게 짖밟은 사태를 보며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 무너진 국민들의 자부심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내고도 반성하지 않고 다시 국민과 맞서는 대통령은 과연 판단력이 온전한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2024년 한 해를 보내며 뒤돌아 본 평택의 상황도 매우 혼란스럽고 실망스럽다. 민주주의와 주민자치가 실종된 독선적이고 일방통행적인 평택시 행정이 일년 내내 지속되었다. 40년 동안 지켜왔던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을 시민사회와 환경단체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반발에도 불구하고 평택시장은 결국 해제했고, 현덕면에 법적 근거도 없을뿐더러 위법한 폐기물처리시설을 설치하려다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로 결국 백지화했다. 또한 금곡리 환경처리업체의 인허가를 둘러싸고 시장 사돈 특혜 의혹이 불거지는가 하면, 재활용 폐기물 수집운반업체 추가 선정을 둘러싸고 무자격 시장 측근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불신을 자초하며 심사가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올 해 평택시정에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요소가 무엇이었는지, 지역언론 대표를 맡고 있는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 뚜렷이 떠오르거나 기억나는 것이 없다. 무겁고 부정적인 소식들이 유난히 많았던 2024년 한 해였다.

그래도 평택은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 3명 시대가 열렸고, 연말 서해선과 평택선 개통, 서부내륙고속도로 개통 등 희망적 요소들도 있었다. 2024년 한 해가 간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일상을 유지하며 이 나라와 지역을 지키는 시민들에게 감사드리고, 내년은 평범한 보통 사람들의 삶이 보다 풍족해지고 평안해지는 새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한 해 동안 평택시민신문을 애독해주신 독자와 시민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025년 을사년 새해에도 평택시민신문은 늘 독자와 시민 곁에 있을 것을 다짐한다.

 

김기수 본지 발행인
김기수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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