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으로 기업 RE100 불 밝힌다

 

김기태 씨케이에스앤티 대표

“20대에 태양광 시공업체에 입사해 경험을 쌓아 30살에 창업했습니다. 초기 3년은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기술과 성실성을 인정받아 수주가 늘면서 건물 루프탑 태양광 발전 전문업체로 발돋움하게 됐습니다.”

김기택(38) (주)씨케이에스앤티 대표는 경상도에 있는 산업단지와 기업을 중심으로 루프탑 태양광 설비에 주력하다 최근 평택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를 주목한 이유는 한때 주춤했던 신재생에너지산업이 도약하고 있어서다. 계기는 수출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떠오른 ‘RE100’. RE100은 ‘Renewable Energy 100’의 줄임말로, 기업에서 필요한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탄소 배출에 따른 부담은 유럽연합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하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CBAM은 2026년 1월 본격 시행된다.

 

우리나라 기후·지형 고려 시
태양광은 경제성·효용성이 
가장 뛰어난 신재생에너지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신재생에너지는 전 세계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우리나라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로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한다는 중장기 계획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목표를 확정했다. 특히 RE100으로 수출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려 해도 공급하는 재생에너지 발전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들의 수요량만 해도 국내에 설치된 태양광과 풍력 발전의 전력을 모두 합쳐도 안 된다고 할 정도다.

우리나라의 기후나 지형을 고려했을 때 태양광은 가장 경제성과 효용성이 뛰어난 신재생에너지라고 판단했다.

 

씨케이에스앤티가 공장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비 모습.  경기경제자유구역청 포승(BIX)지구 ㈜에치디엘 공장.
씨케이에스앤티가 공장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비 모습.  경기경제자유구역청 포승(BIX)지구 ㈜에치디엘 공장.

 

건물 루프탑 태양광 발전에 관해 설명해달라.

초기 사업 모델은 초기에는 땅을 매입하고 태양광발전소를 지어 분양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햇볕이 잘 드는 땅을 찾을 수 없었다. 멀리 가지 않고 지붕으로 눈을 돌렸다. 공장의 지붕, 주차장의 지붕 등 그간 사용하지 않았던 공간만 잘 활용해도 상당한 양의 태양광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국 산업단지 지붕형 태양광의 기술적 잠재량은 14.46GW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전체 발전설비 용량의 10% 수준이다.

무엇보다 건물 지붕은 이미 개발된 곳이라 환경 파괴 문제가 없다. 특히 공장 지붕은 기존에 사용 가치가 없던 공간이었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면 전력 판매 수입이나 임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RE100에 참여하는 글로벌기업이라면 신재생에너지 일정 부분을 자체 조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산단의 유휴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야 할 길이라고 판단한다.

초기에는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하다가 2020년 이후 경북 경주시에 있는 에싸 천북공장, 대성메탈 경주공장, 성호정공 등의 기업의 지붕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하고 햇살발전소 10여 개를 조성했다.

 

업체가 평택에 있는데 경북지역을 오가려면 힘들지 않았나.

거리가 있으니 시간도 들고 힘도 들었다. 평택 등 수도권은 태양광 발전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어서 다른 지역을 공략할 수밖에 없었다. 지자체마다 조례도 다르고 주민 인식도 차이가 났다.

 

씨케이에스앤티가 공장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비 모습.  경주시 천북공단에 있는 성호금속 2공장.
씨케이에스앤티가 공장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비 모습.  경주시 천북공단에 있는 성호금속 2공장.

 

오래된 건물이라면 태양광 패널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 않나.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안전진단을 거쳐 지붕을 덧대고 그 위에 태양광 패널을 붙이는 방식으로 설치한다. 설치 이후 누수가 발생한다든가 하는 클레임이 간혹 있어 방문해보면 노후된 건물 자체의 문제인 경우가 100%였다. 건물주가 불편하지 않게 철저히 점검하고 보수해드렸다. 최근에는 지붕 수명을 늘리고 방수·단열 효과를 높여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물주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태양광 패널의 수명이 5년 남짓으로 짧아 오히려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한다는 지적도 있던데.

파쇄하지 않는 한 태양광 패널은 오염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패널을 보면 알루미늄 모듈과 배선 등으로 구성돼 있고 감광액인 실리콘 셀을 넣는다. 감광액이 환경오염 가능성이 있으나 배출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 현재 국가 차원에서 패널과 감광액을 재활용해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최근 설치된 2세대 태양광 설비를 교체하기까지 10년 정도가 남았으니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

 

태양광 발전의 경제성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이제 태양광발전을 택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한 때가 다가왔다. 상업용은 물론 가정용도 마찬가지다. 물가와 가격 상승으로 한전에서 공급하는 전기요금이 매년 오르고 있어 내년쯤이면 태양광 설비를 직접 설치하는 비용이 더 저렴해질 수 있다. 기업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확보로 RE100을 이행하고 향후 예상되는 전기요금 인상에 대비할 수 있으며 누진세를 회피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여기에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사회적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춰 2025년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

 

기업은 신재생에너지 확보해 
RE100 이행할 수 있고 
전기요금 인상도 대비
온실가스 감축은 기본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이라 보는가.

정부와 대기업이 선순환의 마중물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 굳이 RE100이 아니더라도 화석연료가 줄어들고 전기요금은 올라갈 것은 분명하다. 태양광은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는 점에서 건물도 있고 돈도 있는 대기업이 먼저 설치해 긍정적 사례를 만들면 보다 빠르게 확산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사업자에게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를 제때 늘려야 한다. 그래야 태양광 시장에 뛰어들어 투자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 전문업체 대표인데 평택당진항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이라니 잘 연결되지 않는다.

평택당진항발전협의회 최성일 전 회장과의 인연으로 평택항포럼이던 시절부터 단체 일을 돕다 보니 자연스럽게 평택항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그리고 항만도 신재생에너지산업에서 주목하는 공간이다. 평택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젊은 항만으로 ESG를 기반으로 하는 신항만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 환경친화적 항만 개발과 친수공간 조성으로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항만 이미지와 인식을 개선할 수 있다. 거버넌스 체제는 변화하고 있다. 시민에게 행복을 주고 시민에게 사랑받는 항만이 되어야 한다. 이를 목표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협력하고 함께 노력할 때 평택항을 서해안 다기능 거점 항만으로 육성할 수 있다.

평택당진항발전협의회는 경기도와 평택시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촉구해왔으며 지난해부터 평택항홍보아카데미를 운영해 평택항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높여왔다. 최근 평택항연구회를 구성해 2025년부터 매달 토론회와 관계자 간담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평택당진항발전협의회의 사무국장으로서 평택항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평택항을 친환경 항만으로 평택시민에게 사랑받는 항만으로 발전시키는 데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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