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다시 그 겨울
방안에서도
얼음이 덜그럭거리던 그 시절
마음은 고요하고 포근했다
아랫목 이불 속에 따뜻하게 기다리던
하얀 쌀밥 한 그릇
주인을 잃어 찬밥이 되고
밤새 설치는 선잠을
꾹꾹 눌러주던 솜이불도
눅눅해진 마음속에 젖어 있다
한파는 여러 모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지만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의 기억처럼 뭉툭해지고
빠르게 변하는 계절
다시 그 겨울
아랫목은 없어도 밥그릇마다
따뜻한 희망으로 가득하다
* * *
아침에 꽃 한 잔
아침에 물 한잔이 건강에 좋다고
물 한 잔 마시고
나의 하루를 견디게 하는
향긋한 꽃 한잔을
작은 눈동자를 굴려 가며 가득 채운다
예뻐서 한 잔
향기가 좋아서 또 한잔
실컷 취하고도
모두에게 나누어 줄 수 있어서
여유가 넘치는 아침
아무도 몰래 한 잔 또 한 잔
출근길 단속반에 걸렸다
발뺌해봐도 소용없다
단속반의 미소에 향기가 요동친다
역시,
아침에는 꽃 한잔이 최고지요
박명숙 시인
평택대 상담대학원 졸업
월간 <문학공간> 등단
한국문인협회 평택지부 회원
경기문학 공로상
동인지 <자전거를 타고 온 봄> 등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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