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8주년 기념 축시

 

눈과 귀

 

여기 시민 속

한 그루 나무가 서 있습니다

 

해마다 새 눈을 틔우고

푸른 귀를 열고

새들의 전언을

가슴에 둥글게 새겨 넣습니다

 

물방울의 눈짓

구름의 손짓

샛바람의 한숨

천둥의 외침

이 모두

알알이 무르익혀 한 줌씩 나누고

 

겨우내

올곧은 골자로

꿋꿋이 서 있습니다

 

이제 스물 일곱

팽팽히 나이테를 감습니다

생각의 뿌리를 깊이 내리고

처진 가지를 세웁니다

 

새아침

맑은 눈, 밝은 귀로 먼 곳을 향합니다

 

 

 

 

이윤훈 시인
이윤훈 시인

 

이윤훈 시인

평택 출생

200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202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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