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발새물림*
문턱에 차인 발새가 짓물려 욱신거린다
실직은 버틸수록 불가피한 사각지대
절망에 꺼진 눈자위 서성임만 품고 있다
호명 쪽으로 붉게 핀 진저리가 절름절름
발 없이는 할 수 없는 공사판 잡부 인생
석 달째 밀린 고지서 앞에 두고 울고 있다
일방적 해고 통지 복직할 날 손꼽지만
생존의 곪은 시간 위독하게 길어진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닫힌 문을 두드릴까
첨탑 위 생목 앓는 척후병처럼 외친 구호
대화로 풀지 못한 대립 전선 핏기 돌면
찢어진 발새로부터 날개 한번 돋아날까
*발가락과 발가락 사이가 짓물러지는 질환
* * *
예행豫行
날마다 마을회관 고스톱 치던 친구들
요양원 입소하자 낙장이 된 울 어머니
혼자서 늦가을 한낮 운수 패나 두고 있다
그리움과 더불어 또 하루해 넘기며
인기척만 기다리는 웃음기 가신 얼굴
상심은 빈자리라고 느낄 때 문득 온다
한 노인의 고독사 TV 뉴스 시청하면
누르는 연습 한다. 효도폰 단축번호
1번은 자식 아니다 요양병원 응급실이다
장수남 시인
<문예사조> 등단
평택문인협회 사무국장 역임
한국문인협회 회원
중앙일보 시조백일장 월 장원
동인지 <자전거를 타고 온 봄> 외 다수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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