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세혁의 로컬프리즘
평택대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민주주의의 실현 과정은 인류역사 발전 과정과 같이 하였고 특히 서구 근대사회는 그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여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서구사회에서 민주주의의 전개 과정은 보편적 가치로 인식되었고 서구사회가 서구 이외의 다른 지역을 압도하는 역량을 확보하게 된 바탕 역시 민주주의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민주주의의 실현은 사회의 발전과정과 일치하였고 이는 대다수 사람에게 억압의 대상이 아닌 사회의 주체가 되어 인간적 삶을 영위한다는 신념을 심어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항상 순기능만 수행한 것은 아니다. 내부적으로는 오랜 투쟁을 거치며 인류사회의 보편적 가치로 성장해 온 것이다. 즉 민주주의의 실현은 수 많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을 물리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성장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되고 있고, 다수의 사람들이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지금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랜 역사적 과정을 거쳐온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 상존하고 있고,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논제가 다시금 정치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알렉시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는 1835년부터 1840년에 걸쳐 ‘미국의 민주주의’를 출간하였다. 미국의 민주주의에 관한 고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토크빌은 프랑스 사람으로서 미국의 민주주의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고찰하였고, 여러 관점이 있지만 미국시민들이 지역공동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 참여의 기제가 개인주의를 벗어나서 실질적인 정치적 자유를 구가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부러움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민주적 과정에 대한
역사적 경험 부족한
한국 지방정치 문제점이
지방의회 원 구성 둘러싼 파행으로
전국적으로 드러나
민주주의는 과정 참여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과 직결
토크빌이 아니라도 미국의 민주주의는 잘 작동되고 있고 미국사회의 민주적 역량이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을 유지하는 근간이라는 인식은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문제는 있지만 그래도 미국의 민주주의는 잘 작동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2021년 1월 6일 미국 워싱턴의 의회 의사당이 폭도들에 의해 점거되었었다는 사실은 미국민주주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2020년 트럼프가 패배하고 바이든이 승리한 대통령 선거의 부정선거 음모론과 연계되어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건은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라는 이슈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였다.
미국 민주주의를 논의하는 것은 가장 앞서 있다고 자타가 공인하고 있는 미국의 민주주의도 갈등과정을 노출하고 폭력이 발생하는 등 민주주의의 본질이 대한 도전은 항상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한국적 사회의 특성은 관점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서구사회에 비해 민주적 과정에 대한 역사적 경험이 일천한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한국사회는 오랜기간 동안 관료적 체제, 계층적 체제를 통해 작동된 사회이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구가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민주주의를 구가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항상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역의 주민이 주체가 되어 지역의 일을 스스로 결정한다는 지방자치의 운영에 있어서는 더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22년 7월 1일 임기를 시작하여 올해 7월 1일 후반기 임기를 시작하는 여러 지방의회가 이런저런 이유로 후반기 원 구성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적 제도만의 문제가 아니고 운영의 문제이다.
민주적 운영의 근간은 대화와 타협이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민주주의는 그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정치적 역량과 직결되어 있다. 민주주의가 위기에 봉착하면 그 반대세력이 득세한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한 적극적 문제 해결이 민주주의의 참된 실현 과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