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비타민 C

 

입안에서 톡톡
노란 알갱이들
혀끝에서 말리는 오색의 파노라마

쏴아
뇌가 번쩍
동공은 요동치며
을률을 타고 달리는 피돌기
입가엔 미소가 따라붙는다

우화의 날개 되어
온몸은 기지개를 켜고 마음을 
떠받든다

오늘 하루 에너지의 충전은
비타민 C
너에게 맡긴다

 

*               *               *

 

분꽃

 

하양 연분홍 진분홍 꽃들이
한 폭의 그림으로 마당을 장악하고 있다

붉은 맨드라미는 
유년의 마당을 뛰어놀던 닭벼슬 같고
시간이 영근 봉숭아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속사포가 내장되어있는 것 같다
잘못 찾아든 것이 분명한 
이름 모를 들꽃마저 제 집인 듯이
한 자리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분꽃에 자꾸만 눈이 간다
엄마가 새색시 되어 시집올 적에 
까만 씨앗 터뜨려 꺼내 발랐을 분가루
나는 마당의 꽃들을 바라보며
한 송이 꽃이 되었다

 

 

김순이 시인
김순이 시인

김순이 시인
평택 문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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