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자작나무
하늘을 날고 싶었을까
천사들이 벗어버린 얇은 날개옷을 걸치고
컴컴한 밤길을 하얗게 비춰준다
따가운 시선이 닿을 때마다
죄 없는 가슴을 자작자작 태우면서도
나무의 본분만은 지켜낸다
결코 날 수 없는 나무의 몸이지만
지역을 가리지 않고 번성하여
하얀 전설을 남기는 자작나무
푸르디푸른 숲에서
하얀색 하얀빛으로 더불어 사는 지혜를 보여준다
저만의 색깔과 빛깔로 숲을 밝혀주는 나무
왕성한 부름켜를 채근하며 키를 높이고
몸피를 넓혀가며 하늘을 우러르고 있다
자작나무 군락을 지나며
따뜻한 남쪽 나라를 섭렵하고
혹한의 삭막한 나라까지 뿌리내린 용맹에
찬사를 보낸다
* * *
시어머니 꽃
2층 1호실
당신의 부재가 가득합니다
바람도 없는데 촛불 흔들리는 것을 보면
적막이 기지개를 켜나 봅니다
어쩌면 당신의 옷자락이 스친 지도 모를 일입니다
겨우 옷 한 벌 챙겨입은 당신
마디마디 매듭을 묶으며 뜨거운 눈물을 닦습니다
지금 밖에는 벚꽃이 흩날리고 있어요
벚꽃처럼 환한 미소를 보여주시던 어머님,
새하얀 꽃구름 타고
멀고 먼 그 길을 무사히 건너십시오
벚꽃 같은 당신을 가슴에 품으며
미쁜 마음으로 배웅합니다
사랑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이윤미 시인
가톨릭대 졸업
평택시민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수료
평택문인협회 회원
제30회 평택사랑 전국 백일장 입상
제41회 한밭 전국백일장 입상 입상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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