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읽기
평택안성흥사단 사무국장
1860년 무렵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의 시기에 항일독립 운동, 농업 이민, 강제 동원 등으로 러시아 및 구소련지역으로 이주한 자 또는 그 친족을 고려인이라 칭한다. 고려인들은 1937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되었고 1992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 타 국가로의 이주와 모국으로의 귀환이 활발해졌다. 러시아어권 동포인 고려인은 포승국가공단과 산업단지, 평택항 등 서평택 지역을 중심으로 약 5천여 명 이상이 평택시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공식 통계상으로는 약 3천여 명이지만 가족이 함께 움직이며 마을을 형성하는 고려인의 특성상 공식 통계의 2배 이상이 평택에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그 수는 해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포승읍 도곡리 일원 집단거주
약 5천여명 이상 고려인들
평택 지역사회 정착에 도움
주기 위한 시의회 지원조례
제정 움직임 환영
평택 거주 고려인 대부분은 현재 포승읍 도곡리에 집단을 형성하여 살고 있으며, 도곡의 한 초등학교는 중앙 아시아권 이주 청소년들의 비율이 높아 러시아어 교사가 상주하고 있다. 평택에 정착하기를 원하는 고려인 3, 4세 부모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미취학 아동이나 방과 후 아동들의 돌봄 문제, 언어 소통 문제 등 정착을 위한 일상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인식한 지역의 기관과 단체, 개인들이 최근 4, 5년간 민간차원의 고려인 동포 지원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고려인 아동·청소년·성인들을 위한 한글 교실과 돌봄, 정착을 위한 생활 상담, 노동 상담, 의료 상담, 인식 제고 활동, 서울 나들이, 소규모 체험활동, 환경 봉사 활동, 마을 축제 등이 그것이다.
그 결과로 2023년 12월 9일 평택고려인지원협의회가 발족되어 연대를 통한 고려인 동포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모색되고 있다. 협의회 발족 이후 지역 언론사를 비롯, 단체·기관·개인·종교계 등이 큰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최근 고려인 자조 모임인 평택고려인협회도 결성되었다.
이러한 활동과 노력에 더해 고려인 동포 대표들과 지원 기관들의 참여하에 평택시의회 유승영 의장 주관의 ‘고려인 동포 등 재외동포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 간담회’가 열려 고려인 동포들에게 더욱 큰 힘이 되고 있다.
지역 공동체 구성원으로
정착하고 역할 할 수 있는
정책 지원 활동 체계적으로
펼쳐 나갈 토대 마련
두 차례의 간담회를 통해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추진되는 조례는 일제 식민지 시절 직·간접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한 고려인 후손들과 과거 불행한 역사적 이유로 타국으로 내몰린 재외동포들의 평택시 정착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례 제정을 통해 평택시 또한 평택 거주 고려인 등 재외동포들의 실태 파악과 실제로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다각적이고 구체적인 연구 조사와 함께 지역공동체 구성원으로 정착하고 역할을 할 수 있는 여러 정책 지원 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쳐 나갈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오랜 기간 펼쳐 온 민간 차원의 지원 활동 또한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머지않아 고려인 등 재외동포들의 실질적 지원을 위한 통합지원센터도 설치될 것이다.
그리고 고려인 등 재외동포들이 역사 인식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확립하고 긍지를 가지고 지역민들과 상생을 이뤄 지역의 공동체 일원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평택시민의 응원 속에 고려인 등 재외동포 가족들이 지역사회 소중한 구성원으로 행복한 일상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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