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0일 치러진 22대 총선은 야당의 압승과 여당의 참패로 끝났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집권 여당이 불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야당 비례정당인 민주연합정당이 300석 가운데 175석을 얻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의 의석수 12석과 새로운미래 1석, 진보당 지역구 1석을 합하면 범야권 의석수가 189석에 달한다. 집권 국민의힘은 108석을 얻는데 그쳤다. 국회 재적 3분의 2인 200석에는 모자라지만, 경우에 따라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 집권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어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 동안 야당과의 협치를 외면한다면 국정 주도권 상실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민들은 대통령 탄핵이 가능한 야권 200석을 주지는 않았지만, 윤석열 대통령에게 그동안의 불통의 국정 기조를 바꾸어야 한다는 점을 표로써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한편, 의석수가 한 석 늘어 국회의원 3명을 선출한 평택지역 선거에서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갑을병 선거구에서 모두 국민의힘 후보를 매우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당선된 분들에게는 축하의 인사를, 낙선한 분들에게는 심심한 위로의 인사를 전한다. 이번 총선 결과로 이제 평택은 민주당 출신 평택시장에 이어 3명의 국회의원 모두 민주당 출신이 차지하게 돼 평택지역의 정치 리더십과 정국 주도권을 완전히 민주당이 갖게 되었다. 평택시의회도 민주당이 다수당인 점을 고려하면, 2년 후인 2026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이전까지 평택지역은 야당이 집권당이 되는 셈이다. 민주당으로서는 호기를 맞은 셈이지만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산적한 지역 현안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능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유권자들은 언제든 준엄한 심판을 한다는 점을 민주당 출신 당선인들과 정치인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전국적 정권심판 열기
평택에서도 분명히 드러나
갑을병 선거구 민주당 압승으로
지역 정치적 주도권
완전히 민주당에게 넘어와
# 이번 선거 결과를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평택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이 여당인 국민의힘 보다는 야당인 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는 점이 확인된다. 갑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홍기원 후보와 국민의힘 한무경 후보의 표차가 1만4308표(득표율로는 14.64%p)였고, 을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이병진 후보와 국민의힘 정우성 후보의 표차가 7801표(득표율로는 8.25%p)였다. 병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김현정 후보와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의 표차는 9817표(득표율로는 9.19%p)였다. 양자대결이었던 갑을 선거구와 달리, 병선거구에서는 야권 성향의 새로운 미래 전용태 후보가 3.75%p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병 선거구의 야당의 승리가 더욱 확실해진다. 이같은 결과는 4년 전인 21대 총선의 갑을 선거구 초박빙 선거 결과와 비교한다면 격세지감이다.
읍면동별 결과치는 매우 시시하는 바가 크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한 석씩 나눠가진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23개 읍면동 중 국민의힘 우세지역이 15곳, 민주당 우세지역이 8곳이었으나 2024년 22대 총선에서는 25개 읍면동 가운데(2021년 고덕동과 동삭동 분동) 국민의힘 우세지역은 7곳으로 줄고 민주당 우세지역이 17곳으로 늘었다. (통복동은 여야 동률) 아울러, 신도시 지역은 민주당, 농촌지역과 구도심은 국민의힘이 우세한 것이 경향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아직 단정하긴 이르지만 평택시 인구가 지금의 63만명에서 70만~80만으로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아파트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외부에서 인구가 유입될 것으로 본다면, 보수 성향의 국민의힘 계열정당이 현재의 이념적‧정책적 기조아래 구조적으로 상대적 진보인 민주당 계열 정당에게 승리하기는 어려운 유권자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 지역에서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 맞을 것, 민심 정확히
읽고 정치적 리더십 새롭게 회복하길
# 집권당이지만 이번 총선에서 참패한 보수성향의 국민의힘은 평택지역에서도 정치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선 국회의원으로 집권여당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의동 의원은 약 1만여표차로 김현정 후보에게 패배하며 4선 고지 등정에 실패했고, 갑 선거구 단수공천 받은 한무경 후보와 을선거구 전략공천 받은 정우성 후보는 지역연고가 없거나 선거운동 기간이 너무 짧아 ‘정권 심판’ 열기 속에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배했다. 을 선거구에서 예비후보로 활동하던 공재광 전 평택시장은 전략공천에 반발해 민주당에 전격 입당하며 평택지역 유권자들을 놀라게 했다. 유의동 3선 의원이 이번 패배를 어떻게 분석하고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어떻게 정치적 재기 행보를 해나갈 것인지가 관심사다. 다만, 평택지역신문협의회의 여론조사 결과를 ‘편파적’ 운운하며 평택 유권자의 민심의 흐름을 정확히 짚지 못하고 남탓을 하던 상황 판단력이라면 돌아선 민심을 수습하고 정치적 리더십을 회복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총선에서 패배한 한무경 후보와 정우성 후보가 지역 연고가 약한 평택에 남아 정치적 활동을 계속해 나갈 것인지도 유권자들은 궁금해 한다. 무엇보다 국회의원이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정치지도자들이 평택지역의 정치적 구심과 리더십을 어떻게 만들며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 2028년 23대 총선을 준비해 나갈 것인지도 관심 포인트다.
평택지역 집권당된 민주당은
산적한 지역 현안 무한책임지고 풀어나가야
세 명의 국회의원과 시장을 배출하고 시의회 다수당이 된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평택시민의 정권심판 여론과 갑을병 선거구의 각종 지역 현안과 과제들을 수렴하고 풀어나가야 하는 막중한 책무가 주어졌다. 정치적으로 무한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정부와 정책적으로 잘 조율하면서도 지역 현안들을 슬기롭게 풀어나가는 정치력을 보여야 한다. 비록 낙선했지만 국민의힘 정치인들과도 필요하다면 지역 현안을 놓고 협력해야 한다. 당장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 북부지역 주요 현안인 고도제한 완화 문제, 평택항 활성화 문제, 쌍용자동차 관내 이전 문제, 지제역세권 개발과 복합환승센터 건설 문제, 현덕지구와 평택호 관관단지 개발 과제 등 현안도 산적해 있다. 이밖에도 교육‧산업구조 고도화‧교통 문제 등 지역 현안들은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국정의 올바른 개혁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인구 100만 특례시를 지향하며 살기 좋은 복지도시, 미래형 도시로 평택시를 일구는데 국회의원 당선인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