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보호구역 조정 불가피 언급한
정 시장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
평택시민환경연대 “해제 앞서 수질개선 선행”
평택시민환경연대는 지난해 12월 27일 정장선 평택시장의 요청으로 시청회의실에서 상수원보호구역 보존과 반도체방류수 안전대책마련 등을 주제로 환경 현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앞서 정장선 시장은 지난해 11월 29일 평택시의회 시정연설에서 '진위(송탄)상수원보호구역 조정 불가피'를 언급했었고, 직후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시민환경단체들의 비판과 우려가 많이 제기됐다.
이어 지난해 12월 18일 시민환경단체들은 평택시의회 앞에서 평택시장을 규탄하고 ‘상수원보호 해제(축소) 불가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바 있다.
이날 진행된 간담회에서는 상수원보호 해제에 대한 정장선 시장의 해명과 시민단체 대표들의 현안 질의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등 시간을 가졌다.
정장선 시장은 “상수원보호구역 관련하여 그동안 여러 협의체가 있었지만, 논의만 되고 흐지부지되어 왔다”며 “중앙정부와 ‘중점관리저수지(목표수질3등급확보)’와 ‘국가수질측정(평택)센터’ 설립, 정기적인 하천생태계 합동 조사와 발표 등 평택시의 요구사항들을 계속 협의하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명수 평택시민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에 앞서 수질개선이 선행되어야지 그렇지 않다면 환경재앙이 우려된다”며 “미군기지특별법과 같이 정부와 협약을 통해 요구할 것을 분명히 요구하여 꼭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환경현안 간담회가 전혀 없었으며 평택시와 삼성전자 그리고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맑은물 협의체는 여러 문제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동훈 평택시발전협의회장은 “반도체공장 신·증설에 따라 반도체 폐수가 평택호로 모두 집중되고 있고, 현재 수질은 4-5등급을 보이고 있는데, 대안 제시도 명확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으나 삼성전자는 시민들을 우습게 알고 대화에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평택시는 민관협치가 부족한 현실인데, 살아있는 협력적 관계구축으로 방출수 문제를 함께 풀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환우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는 “토론회에 삼성전자의 참여를 요청해도 참여도 안 하고 데이터도 구두상으로만 얘기하고 공개를 안 하는 실정”이라며 “평택시에서 별도의 용역으로 정밀분석을 통해 수질개선을 위한 방안들을 정부와 삼성전자에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병인 평택수산인협회장은 “평택호로 물배추가 엄청나게 내려와 전체를 뒤엎었으며 녹조는 20센티미터가량으로 두껍게 형성되고, 장마철에 밀려 들어온 쓰레기는 어마어마하다”며 “수익을 보는 기업이 수질개선을 위한 투자를 통해 주민들과의 상생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만제 평택자연연구소장도 “2019년에도 수계에 물상추 군락지가 확인된 바 있다”며 “기후변화로 물상추 등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적극적인 대처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김훈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는 “삼성전자 고덕캠퍼스의 뜨거운 물이 방류되는 서정천의 하류에서 20센티미터가 넘는 물고기들을 다수 확인했다”며 “이 물고기들이 평택호에서 잡혀 전국으로 유통되고, 반도체 폐수가 포함된 물로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그 농산물들은 학교급식으로도 공급되고 있다”며 “어른들은 좀 낫지만, 자라나는 세대들의 건강은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2027년 말 안성천수계 상류인 한천으로 용인 원삼면 SK하이닉스 반도체 폐수 방류가 시작되면 유천상수원보호구역 지키기도 어려워져 송탄(진위) 상수원보호구역과 정수장 보전은 시민의 생명줄로서 대단히 중요하다”며 “평택시와 삼성전자는 국민건강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무방류시스템 구축 그리고 물고기와 가마우지 등에 대한 중금속 농축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화열 평택명품도시위원장은 “삼성전자는 반도체 생산 프로세스를 바꿔 물 재사용 회수율을 높여 무방류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도 고도의 거버넌스(협치)가 이뤄져야 하며, 수백여 종의 유해화학물질에 대해 독성 실험을 꼭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대 금요포럼 고문은 “환경단체들이 큰 역할 해왔고 평택시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주었지만, 공은 다른 곳이 챙겨갔던 것이 현실”이었다며 “서로 협력하고 공유하며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황현미 경기남부생태교육연구소장은 하천을 활용한 생태교육 활성화의 필요성을 말했으며, 신동철 서평택환경위원회 고문은 협치가 미흡하고 민관의 대화가 전혀 없음을 비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시청 오영귀 기획항만경제실장과 정석형 생태하천과장 등 실무부서들도 참석했다.
한종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