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영 주

몸 던진 시녀들 화령(花靈)에
묻는다
한양서 고랑진, 원주
거쳐 4백리 오지
지금은 함백선 철도
동서로 관통하는 옆
마주 보이는 소나무
울울창창 솔모정,
그리로만 난 층암절벽
사계절 쪽빛 강물
삼방(三方)은 구렁이
꿈틀대는
섬 아닌 섬, 청령포
배 빌려 닿을 수 있는
가해자를 위한
신이 배푼 땅
의금부 도사 왕방연
자규루 객사 앞
저 멀리 밤새 소리쳐 울부짖는 여울
울음 감춰 사약 받쳐 무릎 꿇다
돌아보면 마지막
헛된 위엄 곤룡포
청령포 바라보다
아, 무슨 악연이던가
왕족되어 자궁 박차고 나온 게
저 시퍼런 강물에
풍덩-
악업 씻어 백마 타고
우화등선(羽化登仙)
태백산 신령 되겠다던 꿈
그건, 한낱 전설일 뿐이었을까
방 영 주
충남 서천출생. 평택삼성아파트 거주, 국민대 국문과 및 동대학원. <시인과 육필시>시 당선. <월간문학>단편당선. <한겨레문학>중편당선. 소설집<거북과 통나무> <내사랑 바우덕이>. 장편소설 <무따래기>(상·하권) <우리들의 천국>외 다수.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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