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수

평택섶길의 걷기미학에 빠진 섶길인

디카시마니아 회원

강원시조시인협회 회원

 

디카시*

 

단호박릉

 

 

발굴 중입니다

촬영해도 될까요

안 됩니다

 

지난 금요일 섶길해설사 교육이 있었다. 평택 역사에 관심있는 일반인도 참여 가능하다는 안내에 따라 일반인으로 교육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섶길의 여러 코스를 발로 체험하고 나서 듣는 백승종 교수의 강의는 흥미진진하여 귀를 높게 세웠다. 첫날 강의 말미에 교수님은 '평택을 고대 국가부터 언제나 국가이익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제1선이며 따라서 평택이 평화로우면 나라가 두루 평안하다'라고 요약해 주었다.

다음 교육시간에 대한 기대를 품고 돌아온 이날 저녁이었다. 평소 좋아하는 단호박을 찌려 칼로 쪼개는 순간 단호박의 내부는 마치 황금 부장품들이 도굴되지 않은 채 발굴되는 모양이 아닌가. 그야말로 찬란한 황금릉陵이었다. 단호박릉陵 말이다. 시적 영감이 찾아온 것이다. 이어 오버랩되는 상황이 있었다.

바로 지난 황구지길에서 고인돌 발굴을 위한 지표조사하는 광경이었다. 섶길의 역사를 고대국가를 넘어 석기시대까지 끌어 올릴 수 있는것 아닌가. 조금 흥분이 찾아왔다. 더군다나 우리 한반도에는 3만여 기의 고인돌이 고루 분포한다는데 평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점도 작용했다.

출입금지 라인이 산허리에 둘러쳐져 있었다. 출입을 통제하는 관계인에게 사진을 찍어도 되냐 했더니 촬영을 금지한다는 답변이 왔다. 역사적인 광경을 담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한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때의 상황을 단 3줄의 언술에 담아 여백이 있는 디카시를 완성했다. 단호박에 있는 황금 씨들을 잘 채집하여 다음 봄에 발아하고 또 후대에게 생명의 역사를 이어가듯 이번 고인돌 발굴조사도 성과가 컸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본다.

 

황의수-평택섶길의 걷기미학에 빠진 섶길인 -디카시마니아 회원 -강원시조시인협회 회원
황의수-평택섶길의 걷기미학에 빠진 섶길인 -디카시마니아 회원 -강원시조시인협회 회원

 

 

 

 

 

 

 

 

 

*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영상을 포착하여 찍은 사진과 함께
  문자로 표현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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