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평택 내 이전 위해

빠른 정책 판단 필요

 

평택 내 이전은 확고한 방침
5년 내에 공장 이전 못 하면 
전기차 제2공장 타지역 추진 불가피

KG모빌리티가 자동차시장의 전동화 추세에 맞춰 전기차 라인 미래 자동차 시장에 대비하여 평택 내 공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구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추진된 공장 이전은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현안이다. 이를 무겁게 받아들인 평택시는 2021년 7월 쌍용차와 ‘공장 이전과 부지 개발 사업을 위한 공동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쌍용차 법정관리로 주춤하던 논의는 지난 3월 KG모빌리티가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본격화됐다. 최근 팽성지역 주민들이 유치 활동에 나서면서 공장을 평택 내 어디로 이전할지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에 선목래 KG모빌리티 노조위원장을 만나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노조의 견해를 들어보았다.

 

KG모빌리티가 평택 어디로 이전할지를 놓고 지역사회의 관심이 높다. 현재 어떻게 진행 중인가.

회사가 평택시가 추천한 현덕지구, 서탄면 등 후보지를 놓고 다각도로 검토했고 현덕지구로의 이전에 관해 10개월간 황해경제자유구역청과 협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현덕지구는 지구 지정이 돼 있어 빠른 진행이 가능하고, 땅값도 평당 200만원이라고 했는데 결론적으로 아니었다. 공장 이전 부지는 기반시설을 포함해 30만평(100만㎡)이 필요하다. 회사는 현덕지구 전체 70만평(231만6000㎡) 중에 필요한 면적을 제공받아 공장을 이전하려 했다. 하지만 황해경제청에 따르면 법적으로 경제자유구역 부지에서 일부만 따로 개발할 수 없으며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곳을 산업단지로 전환하는 데에만 3년이 걸린다.

땅값도 문제였다. 평택도시공사 등을 통해 확인해 보니 평당 270만~280만원은 족히 나온다고 했다. 현재 브레인시티산업단지 분양가가 평당 300만원에 못 미치는 수준인데 굳이 현덕지구로 전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

KG모빌리티는 40년된
평택의 토종기업
회사와 노동자, 평택시 상생하는
정책 판단 더 늦출 수 없어

KG모빌리티가 원하는 부지 가격이 평당 150만원 선이라고 들었다. 평택의 높은 땅값을 고려할 때 쉽지 않아 보인다.

150만원은 말 그대로 우리 희망사항이고 관건은 어느 정도까지 조정이 가능한지다. 현재 이전 비용으로 1조5000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해 원하는 곳을 골라 가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는 이것저것 따져가며 이전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

평택에서 부지 30만평을 확보하려면 평당 300만원으로 쳤을 때 9000억원이 필요하다. 공장 유치를 희망하는 새만금산업단지의 평당 분양가는 50만원으로 1500억원이 든다. 평택 내로 이전했을 때 발생하는 7500억원이라는 차이를 줄여 그 돈으로 공장을 짓고 투자를 해야 한다. KG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평택시 지원도 있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전동화 전환이 늦은 KG모빌리티로서는 공장 이전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사인텐데.

자동차 산업이 오는 2030년까지 자율차와 항공모빌리티, 스마트 물류 등으로 현재보다 300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KG모빌리티가 도약하려면 조속히 평택 관내로 이전해 미래차 생산을 본격화해야 한다.

그동안 노조는 평택을 벗어나면 안 된다는 입장을 사측에 분명하게 밝혔다. KG모빌리티는 쌍용차 시절부터 평택시 토종기업으로서 40년간 지역사회와 끈끈한 유대를 이어왔다. 노동자 80% 이상이 평택시민이고 가족과 함께 평택에 살고 있다. 협력업체에 근무하는 분들도 마찬가지다. 경영진들 또한 떠날 마음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곽재선 회장을 면담하고 “시기와 금액이 맞으면 평택 관내 어디로든 가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다만 노조가 우려하는 것은, 공장 이전이 너무 늦춰지면 제2공장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곽재선 회장은 9월 21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KG 모빌리티 미래전략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부지를 확정하고 공장을 지으려면 적어도 5년 이상 걸릴 것”이라면서 “기다리기엔 한계가 있어 상황에 따라 작은 서브 공장이라고 만들어서 차량을 생산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만약 5년 이내에 공장 이전을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회사는 전기차 생산을 위한 제2공장을 추진할 수도 있다. 평택공장은 내연기관, 제2공장은 미래차로 이원화돼 미래차를 생산하는 2공장에 신규 투자가 집중되고 고용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현덕지구 이전은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경영진 판단
평택시가 후보지 정보와 자료
적극 제공해 주길 기대

지난 10월 5일 정장선 시장을 면담해 공장 이전에 관한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

평택시가 한발 물러나 관망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공장 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시장님은 과거 국회의원 시절 쌍용차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을 줬고, 공장 이전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업무협약을 제안한 분이다. 그런데 협의 과정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던 사실과 다르게 알고 있는 지점이 있어 소통을 이어갈 필요성을 느꼈다.

 

현재 공장 부지의 용도 변경이 특혜라는 시각도 있던데.

KG모빌리티는 자동차회사다. 평택에 있는 현재 공장 부지를 팔아 평택의 다른 곳에 땅을 사서 자동차 공장을 지어 미래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곽재선 회장이 현 공장 매각 비용으로 이전 비용을 충당하고 남은 이익금은 환원하겠다고 수차례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전 부지에 공장을 짓지 않고 시세 차익을 얻어 매각하거나, 현재 공장 부지를 개발해 아파트를 지어 개발이익을 얻는 것이 특혜다.

대다수 지자체는 기업 등을 유치하며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해준다. 대구광역시 등 여러 지자체도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KG모빌리티 공장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KG모빌리티 평택 내 이전을 위해 평택시가 나서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자동차기업을 유치하는 적극 행정으로 봤으면 한다.

 

앞으로 평택시가 이전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길 바라는가.

최대한 빨리 이전 부지가 결정돼야 한다. 이를 위해 빠른 정책 판단이 필요하다. 평택시, KG모빌리티 노사가 협의하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어떤 사업을 추진할 때 발생하는 논란을 없애려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평택시는 이전 후보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와 근거를 제공하여 KG모빌리티가 이전 부지를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게 도움을 줬으면 한다.

그리하여 KG모빌리티가 평택 내로 제대로 잘 이전해서 미래 모빌리티 회사로 성장하고, 회사·노동자뿐 아니라 지역이 함께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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