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갑·을 모두 인구 상한 초과
분구로 1곳을 늘려야 할 상황
예비후보 등록 12월 12일부터
선거 임박해 확정되면 공천 등
혼란 불가피…속 타는 지역정가

국회의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평택지역 예비후보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자들은 선거일 120일 전인 오는 12월 12일부터 등록을 시작하게 된다. 따라서 10월 23일 기준으로 총선이 50일 남았다. 하지만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선거구 획정 조정안이 법정 선거구 확정 기한(4월 10일)을 6개월 이상 넘긴 현재까지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인구 증가로 평택시 갑·을 선거구가 획정 조정대상 지역이라는 데 있다. 공직선거법상 지역 선거구 획정 기준일인 올해 1월 말 기준 평택시갑 인구수는 28만2563명, 평택시을 인구수는 29만7448명으로 두 곳 모두 상한 인구수 27만1042명을 넘겨 획정 기준 불부합 선거구에 해당한다. 지난 9월 8일 수원 선거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선거구 획정안 마련을 위한 경기 남부(21개 시·군) 지역 의견 청취’에서 평택 갑·을을 분구, 병선거구를 신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병선거구 신설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갑·을에서 어떤 읍면동을 빼내 병으로 만들지가 평택지역 선거구 조정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 정치권은 생활권을 고려해 고덕동을 중심으로 고덕면·안중읍·포승읍·청북읍·오성면·현덕면을 합쳐 선거구를 신설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들 지역의 인구를 다 합치면 14만9602명이 되고 을선거구 인구수는 14만7846명로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서 인구수 상한을 넘긴 갑선거구에서 기존 을과 신설 선거구로 보낼지 정당별로 셈법이 복잡하다. 첫째로 비전1동이 을선거구로 다시 편입되는 방안이다. 인구가 5만1985명으로 을선거구는 19만9831명으로 하한 인구수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선거구로 편입된 지 4년 만에 선거구가 바뀐다면 유권자 혼란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있고, 비전1동이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지역으로 분류돼 민주당 소속 현역 홍기원 의원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둘째로 비전1동을 갑에 그대로 두고 선거구를 조정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통상 남부권으로 분류되는 통복동(3969명), 세교동(3만3982명)을 빼내면 갑의 인구수는 25만9497명으로 상한 인구를 넘지는 않으나 을·병과 차이가 벌어져 추가 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비전1동을 을로, 팽성읍을 신설 병선거구로 각각 편입하는 방안을 제기한다. 지역 정치권은 을선거구 현역 의원인 유의동 의원이 자신의 지지기반으로 꼽히는 팽성읍을 병선거구로 보낼 가능성을 낮게 보는 흐름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평택갑·을 선거구가 분구된다고 가정했을 때 선거구 획정 조정에 따라 현역의원과 도전자들의 유불리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4년 전처럼 선거일에 임박해 선거구가 획정된다면 평택지역은 공천잡음 등의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020년 4.15 총선을 불과 39일 앞둔 3월 7일에서야 선거구 획정안을 확정했었다. 당시 을선거구였던 비전1동이 갑선거구로의 편입이 확정되면서 지역 정치권이 크게 요동쳤었다.

현재로서는 이러한 혼란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는 선거구 획정의 기준이 될 선거제도 개편에 합의하지 못한 채 사실상 논의가 중단한 상태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11월에 선거구 획정위원회가 구성되면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예비후보일 등록일인 12월 12일을 넘겨 내년 초에나 선거구 획정안이 확정될 전망이어서 내년 총선은 역대급 깜깜이 선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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