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  수<본지발행인>

2005년 을유(乙酉)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모두들 새로운 각오로 힘찬 출발을 한다. 저마다 소중한 꿈을 품고, 결심을 새롭게 하고 희망에 찬 걸음을 내 딛는다.

하지만, 2005년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온 국민을 짖누르는 경기침체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새해를 맞는 마음을 활짝 펴지 못하게 한다.

또한 국가보안법 폐지 등 주요 정치개혁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벼랑끝 대치가 연말연시 국민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다. 국민들은 이러한 갈등과 소용돌이가 미래를 위해 거쳐야할 홍역이라면 기꺼이 감내할 의향이 있다.

그러나 중앙 정치권이 정치개혁의 미래에 대한 새 희망을 던져주지 못한 것도 새해를 여는 국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요인이다.

우리 평택시민의 입장에 선다면, 답답함은 더 커질 수밖에 없고, 2005년 한해가 진심으로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한 토지 수용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기지확장을 반대하는 농민과 지역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질 것이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대규모 불상사도 예견돼 새해를 시작하는 마음이 무겁기만하다. 특히 미군기지 이전문제는 정부를 한축으로 하고, 해당지역 주민과 국내외 평화운동단체와 시민단체를 한 축으로 하는 거대한 싸움으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소사벌택지개발 방침이 확정돼 수용작업이 진행될 예정이고, 청북택지도 수용에 들어가게 된다. 고속철 유치에 따른 위치 확정과 국제평화도시 계획 발표도 상반기중에 예정되어 있다.

지역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를 갖는 것이 좋을 수도 있으나 지역 주민의 동의 절차 없이 반발 속에 진행되는 개발 열풍이 주민들의 어떤 역풍을 맞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특히  해당 토지주와 지역주민들의 거센 반발이 미군기지 이전 반대 주민들의 움직임과 맞물린다면 평택은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될지도 모른다.

어려운 지역경제 현실은 이 모든 것 위에 우리를 무겁게 드리우고 있다. 그래서 새해를 여는 마음이 가벼운 시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같다. 그래도 새해의 태양은 여지 없이 떠올랐고, 희망의 수레바퀴는 오늘도 굴러가고 있다.

닭은 예로부터 불행과 액운을 물리치고 복(福)을 불러오는 상징적 동물로 알려져있다. 새벽닭이 울면 모든 액운과 잡귀가 물러가고 새로운 희망이 떠오른다고 했다.

닭의 해를 맞아 모든 어려움이 물러나고 행운이 찾아오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아무리 여건이 어려워도 이에 굴하지 않고 어려움을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만드는 슬기가 있어야 한다. 평택시민은 충분히 어려움을 극복할 힘과 능력이 있다고 본다.

지방자치 10여년을 보내며 시민의식과 자치의식도 많이 성장했고, 지역 정치권도 시민을 위해 봉사하려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도 높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잘하는 것은 칭찬하는 마음이 어느 때보다 더 절실하다.

남을 비방하고 차이를 내세우기 보다는 함께 힘을 합해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협동심이 더 요구된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낙관 속에서 서로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을유년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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