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한인청년단체 ‘노둣돌’
회원들 10~11일 평택 방문대추리평화마을과 평택 미군기지 둘러보며 현장 체험해

10일 평택평화센터를 방문한 노둣돌 2023 조국방문 현장체험단 청년들이 평택미군기지 이전반대운동과 대추리 주민들의 투쟁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10일 평택평화센터를 방문한 노둣돌 2023 조국방문 현장체험단 청년들이 평택미군기지 이전반대운동과 대추리 주민들의 투쟁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다.

재미동포 김정이씨가 둘러본 평택에 대해 말하고 있다.미국에 거주하는 한인청년 16명이 8월 10~11일 대추리평화마을과 평택 미군기지를 방문했다.

이들은 재미동포 운동단체인 ‘노둣돌’의 회원으로서 노둣돌이 진행한 2023 조국방문 현장체험(KEEP 2023)에 참여해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이들은 합천 원폭피해자협회, 성주 사드미사일 기지, 광주광역시 등을 거쳐 10일 평택에 도착했다.

10일 평택평화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청년들은 평택미군기지이전 반대운동과 대추리 주민들의 투쟁에 관해 느낌 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일본 고베에서 태어나 미국 콜로라도주에 살고 있다는 에다 하루키씨는 “분단이 DMZ 군사분계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에도 존재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LA에 사는 마경신씨는 “미국 군사주의와 한국 정부의 방관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음에도 평화롭게 일상을 살아가는 대추리 주민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11일에는 캠프 험프리즈와 오산에어베이스 두 곳을 둘러본 후 다음 목적지인 서울로 향했다.

노둣돌은 말에 오를 때나 내릴 때 발돋움하기 위해서 대문 앞에 놓은 큰 돌을 뜻하는 말이다. 이 단체는 견우와 직녀처럼 갈라져 있는 남과 북 사이에서, 한인 1.5세, 2세 청년들이 이음매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1999년 미국 뉴욕에서 창립됐다. 한반도 평화, 이민자 교육 등을 주제로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으며 미국 내에서 진보 성향이 강한 단체로 분류되고 있다.

 

미니인터뷰 

“미군은 이 땅을 폭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김정이씨는 25살로 내년 로스쿨 입학을 앞두고 있다. 2023 조국방문 현장체험에 참여한 그가 평택과 평택미군기지를 보고 어떻게 느꼈는지 들어보았다.

 

재미동포 김정이씨가 둘러본 평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재미동포 김정이씨가 둘러본 평택에 대해 말하고 있다.

 

미국에서 사는 한국 청년이 한국의 분단 현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미국 교육에서 한국 전쟁에 관해 배우지 못했고, 고국의 역사에 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화염과 분노’를 터뜨리겠다고 위협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상황이 바뀌었다. 저는 미국과 한국의 전쟁 가능성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 무렵 노둣돌의 SNS를 발견했고 한국전쟁의 역사에 관해 배우게 됐다. 제주 4.3항쟁 등 미국이 한국을 ‘살리지’ 않은 역사를 알게 됐다.

 

한국을 방문해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그리고 그 이유는.

평택을 방문한 것은 KEEP 여행의 가장 강력한 순간 중 하나다. 평택평화센터에서 미군기지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투쟁에 대해 알게 됐다. 살아온 땅을 지키기 위해 경찰과 군에 맞서 싸웠던 대추리 마을 주민들의 사진을 보고 매우 감동받았다. 주민들이 초등학교 밑에 소원 항아리를 묻으며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눈물이 핑 돌았다. 그래서 미군들이 캠프 험프리스를 돌아니는 모습에 너무 화가 났다. 이 땅은 미군이 아니라 한국사람들의 땅이어야 한다.

오산공군기지를 둘러볼 때 미군전투기들이 공중훈련을 하는 것을 보았다. 전투기 제트엔진 소리가 너무 커서 하늘이 찢어지는 것 같았고 진동으로 제 몸이 흔들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생각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여기서 살 수 있을까? 동물은 여기서 살 수 있을까? 미국이 이 땅을 폭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었음을 깨달았다.

평택을 방문하기 전에 우리는 사드반대 투쟁이 진행되는 상주 소성리를 방문했다. 평택과 소성리 투쟁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많은 고민을 했다. 미군은 수많은 고령의 농부를 쫓아냈고 한국 땅의 많은 부분을 파괴했으며 우리의 아름다운 조국을 폭력적인 군사 기지로 만들었다. 미국은 그들이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미국은 평택에서, 소성리에서, 그리고 한국에서 나가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인이 진정으로 평화를 누릴 수 있다.

 

한국의 평화를 위해 당신은 무엇을 하고 싶은가.

저는 평택 방문에서 큰 영감을 받았다. 미국에 있는 동안 평택과 캠프 험프리스를 공부했지만 이곳에 와서 기지를 보고 땅을 체험하는 것은 전혀 달랐다. 미국에 돌아가면 평택과 소성리의 투쟁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행사를 열 것이다. 또 저는 국제법을 전공해 미국이 한국 등에서 저질러온 군사폭력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게 하는 방법을 찾겠다. 이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평택에 다시 방문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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