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박누리 주무관 

박누리 주무관 평택시 비전1동 맞춤형복지팀
박누리 주무관
평택시 비전1동 맞춤형복지팀

 평택박물관 포럼이 10회를 맞이했다. 그동안 다양한 주제로 평택에 건립될 박물관에 대한 그림을 그려왔었는데 이번 포럼의 주제는‘자연 속의 박물관, 자연과 함께하는 박물관’이었다. 평소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던 나는 포럼의 주제를 듣자마자 아름다운 자연과 어우러져 건립된 멋진 박물관을 상상하며 포럼에 참석했다.

환경조경연구소 그륀바우 김인수 대표의 강연이 시작되고 그 강연은 나를 인위적이거나 거창한 자연이나 세련된 건물이 아닌 집 앞 작은 골목길로, 텃밭과 함께 있는 작은 꽃밭 정원으로, 오래된 동네 슈퍼로 데려갔다. 집 앞 골목길이 어둡고 으슥하여 하나둘씩 화분을 놓고 꽃을 심어 동네가 밝아진 곳, 수돗가에 올려둔 화분 몇 개가 그곳에서 손 닦는 사람들한테 주는 행복, 꽃을 좋아하여 식물로 가득 찬 미용실, 항아리를 좋아해서 모아두고 꽃을 심은 집. 모두가 정원이며, 박물관이라는 것이다.

 

평택만의 특색이 살이 있는 곳곳
에코뮤지엄으로 재탄생시킨다면 
즐길수 있는 박물관 도시 될 수 있어

김대표가 제안하는 것은 ‘에코뮤지엄’이다. 에코뮤지엄이란 문화·생태 자원의 고유한 가치와 특색을 발굴하고, 현장과 전문영역의 협업을 통해 그것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 그 지역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자원의 고유한 가치와 지역의 특색을 살리는 것이 바로 에코뮤지엄의 바탕이다. 우리 지역의 오래되고 자연스러운 것들이 변화하고 없어지기 전에 기록하고 보존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특히 김대표는 자연의 가치에 대해 강조하였다. 나무가 내뿜는 산소가 우리의 생명을 유지해주듯이 집 앞에 있는 나무 한 그루가 생명과 직결된다고 생각하면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자연이 없다. 뉴욕에 1857년 센트럴파크를 만들 때 브라이언트(W.C. Bryant) 기자는 “지금 뉴욕에 100만 평의 공원을 확보하지 못하면 100년 후에는 100만 평의 정신병원이 필요할 것”이라며 그만큼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를 강조했다고 한다. 앞으로 자연은 환경으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서 문화의 저력이 될 것이다.

김대표는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관광하러 가지 않듯이 평택 사람들이 보는 평택과 타지역 사람들이 보는 평택은 다를 것이라고 하며 타지역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것들, 다른 것들, 평택에 방문하도록 하는 평택만의 특색을 찾아 평택 곳곳을 에코뮤지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제안했다. 즐길 수 있는 박물관, 즐길 수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을 소중하게 바라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 지금 평택은 개발과 발전의 중심에 있다. 늦지 않았다. 지금이 바로 평택만의 자연과 문화를 기록하고 보존할 기회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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