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읽기
2019년 평택시 시민단체와 시민들은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 지원 모임’을 발족하였다. 그리고 현재까지 매년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 지원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여 일본 내에서 조선학교를 지원하고 있는 ‘일본시민기금(대표: 나카무라 오사무)’에 기탁하여 조선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2019년 이후 지난 4년간 103명의 개인과 단체가 조선학교 지원을 위해 지원금을 후원하였다.
일본 정부는 2010년부터 이른바 ‘고교무상화법’에 따라 고교수업료를 전액 또는 일부 면제해주는 제도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2012년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심사를 보류했고, 이후 아베정권은 조선학교가 ‘북한과의 연계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10개의 조선고급고등학교를 무상화 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일본의 지자체는 2010년 이후 조선학교에 지원하던 보조금을 동결, 삭감하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국 부족한 학교 재정은 재일동포들의 기부와 일본시민사회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어 열악한 교육환경에 처해 있다.
일본정부 지원 중단된 조선학교
재일동포에게 우리 말과 글, 역사
가르치는 유일한 장소, 평택시민들
2019년부터 지원 적극 나서며 연대
일본 내 조선학교는 1945년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60만의 재일조선인들이 빼앗긴 우리말과 글, 그리고 우리의 역사를 찾기 위해 국어(조선어)강습소를 만들어 가르치기 시작한 것이 모태가 되어 세워졌다. 1948년 한신교육투쟁에 의한 조선학교 폐쇄사건 이후 1970년대 조선학교는 161개교, 학생 수 4만 6000명에 달했으나, 외국인학교법안에 의한 조선학교 통제, 2000년대 대학수험자격 박탈과 2012년 고교 무상화 배제 등의 사건을 거치면서 감소하였다. 현재는 64개 학교에 약 7000명의 학생이 있고, 이중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는 초급, 중급반 학생 10명이 재학 중이며 5명의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2019년 평택시민들의 지원금을 모아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에서 열리는 제6회 교류축제에 참여하여 지원금을 전달하였으나, 2020년에서 2022년까지 코로나19로 인해 방문 교류가 중단되고, 온라인을 통한 교류와 지원을 진행해왔다.
2023년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2023년 5월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에서 열리는 운동회 ‘걸음’ 에 참석하였다. 이번 교류를 통해 지난 3년간 진행하지 못했던 학생들 간의 교류를 복원하고, 2023년 8월에는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 학생들을 평택으로 초청하여 역사 및 문화교류를 확장하고, 제주도와 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제주도가 고향인 재일동포 3, 4세에 해당하는 조선학교 학생들에게 고향을 방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으며, 2023년 10월에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에서 열리는 제9회 교류 축제에 참가하여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시코쿠조선초중급학교 지원모임은 매년 1000만원을 지원하기 위한 지속적 참여단체와 개인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열악하고 노후화 된 학교시설에 대한 보수 및 관련 물품을 보내는 것도 또 하나의 지원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평택의 시민과 단체가 자신들의 역량을 재능기부하여 조선학교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조선학교에 대한 선입견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그동안 국적에 대한 논란으로 조선국적은 북한국적이라는 등식으로 재일동포들을 대해 왔지만,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축사에서 재일동포의 자유 왕래를 약속했으며, 2010년 한국 법무부에서는 조선국적이 한국국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국적에 관한 임시조례>(남조선과도정부 법률 제11호 조선인을 부친으로 하여 출생한 자는 조선의 국적을 가진다.), <제헌헌법 제3조>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써 정한다), <헌법>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서 한다.) 등 관련 규정을 종합 검토할 때 재일조선인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음. 신청인의 출생 당시 국적법 (1963. 법률 제1409호) 제2조 제1호 (출생한 당시에 부가 대한민국의 국민인 자)에 의하더라도 신청인은 재일조선인을 부로 하여 태어난 자이므로 출생과 동시에 한국 국적자임이 자명함.”
일본 정부는 광복 78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커녕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있다. 조선학교는 차별과 편견이라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우리의 말과 글, 그리고 역사를 지키고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조선학교는 이제 우리가 지켜야 하고, 함께 키워나가야 할 우리 학교이다. 조선학교를 지키기 위한 평택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지원을 통해 조선학교 학생들이 지금보다 나은 상황에서 공부할 여건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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