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동 맛집 삼동소바
주말 내내 선선한 비를 뿌리던 날씨가 훌쩍 기온을 올리며 초여름으로 안내한다. 햇볕이 쨍하다. 거리를 걷는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다. 오늘 점심은 냉면으로 할까? 소바를 먹을까 잠시 고민한다. 짭조름한 단맛에 살얼음이 동동 떠다니는 일본식 메밀국수 소바로 정했다.
우체국이야? 소바집이야?
스마트폰이 근처 소바집을 찾아준다. 어.. 여기는 우체국인데. 옛 비전동우체국 자리, 그 건물에 소바집 간판이 걸려 있다 ‘삼동소바 비전점’. 어릴 적 근처에 살면서 편지, 소포를 부치던 곳이라 우체국의 변신이 놀랍고 신선하다. 출입문 옆에는 엽서 모양으로 옛 우체국터임을 알리는 문구가 있다. 가게 내부도 살펴보았다. 과거 우체국 이관을 알리는 안내문도, 금고도 그대로 있다.
삼동소바만의 특별한 면발
‘삼동소바’는 프랜차이즈다.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는 뭔가 자신들만의 특별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삼동소바’도 소바 면발에 남다른 자부심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소바 가게에서 면발을 압축방식으로 만드는데 비해 ‘삼동소바’는 일본 에도시대부터 전해오는 전통 제단식으로 면발로 뽑고 안동산마를 직접 갈아 넣어 식감과 끈기를 보충한다. 짜장면도 수타면이 맛있듯이 소바 면발을 직접 제단해서 만든다니 기대감을 가지고 먹어본다. 면발이 찰지고 탱글탱글하다. 국물은 입안에 착 감기게 짭조롬하다가 가스오부시 향이 진하게 올라온다. 면발을 국물에 담갔다가 먹는다. 면발이 부드럽게 목을 넘기고 진한 국물에 와사비 향이 코끝을 찌른다. 땀흘리는 여름에는 역시 소바다. 김효균 사장(25)은 “뻔하지만 또 먹고 싶은 깔끔한 맛을 추구한다”며 “누구나 좋아하는 소바를 만들고 제공하는게 이 소바집에서 하고 싶은 일”이라고 말한다.
소바 못지 않은 사이드 메뉴들
소바집 하면 일반적인 시원한 냉소바와 따듯한 온소바 그리고 곁들이는 메뉴로 돈까스 정도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삼동소바’에서는 소바, 돈까스 같은 메인 말고도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유부초밥, 대게 튀김, 군만두 등 사이드 메뉴가 여럿 있다. 그 중 삼동떡볶이는 메인 메뉴 못지않게 인기가 높다. 매콤한 떡복이는 시원한 소바 국물과 그야말로 찰떡 궁합이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부담없이 추가해 먹을 수 있다. 면보다는 밥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위해 짬뽕순두부밥도 있다. 24시간 끓인 사골육수가 깊은 맛을 내는 담백하고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우체국터에 소바집을 연 사연에 대해 김 사장은 이 동네 출신이기도 하고, 어릴 적부터 유달리 손편지를 쓰는 것을 좋아해 우체국을 많이 방문했었단다. 추억이 많은 곳이라 외형을 그대로 살려 특별한 가게를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단다. 손님들의 피드백을 열심히 경청해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겠다는 것이 김 사장의 각오다.
원하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메뉴: 삼동소바 9000원, 삼동정식 14500원, 삼동돈가스 13000원, 온소바 9000원, 사누끼우동 9000원, 얼큰우동 9000원, 매콤우육소바·우동 11000원, 삼동떡볶이 5500원
■ 영업시간: 오전 11시~ 오후 8시 30분 (오후 3~5시 브레이크타임)
■ 위치: 평택시 매봉산5길 39 1층
■ 전화: 0507-1363-9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