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찬 시인

진달래 안부

 

진분홍빛 농포에 둘러싸인

빨간 새 소식

 

긴 겨울의 상흔이

아물어가는 신음 소리

 

바람처럼 몰고 오면

이제부터 봄의 시간이라고

 

붉은 입술을 내밀어

후끈한 안부를 전하고 있다

 

 

* * *

 

 

철쭉꽃 언덕길

 

한숨에 쉽사리 넘지 못하던 이 길이

가파름이 문제인 줄로 착각하던

지난겨울의 어리석음도 이젠 끝이다

 

현란하게 흐드러진 철쭉들이 도열한

봄 언덕의 더딘 속도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짧은 봄 세상의 시간이 더디 흐르는

철쭉꽃 핀 언덕길에서 길을 잃었노라고

홍조 띤 목소리로 변명중이다

 

 

 

권혁찬 시인
권혁찬 시인

권혁찬 시인
<현대시학> 등단
평택문인협회 회장 역임 
계간 <시산맥> 운영위원
한국문인협회·현대시학회 회원
경기도 문학상 우수상, 평택예총 공로상 수상
시집 <바람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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