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읍 맛집 숙성그리들

 

안중공영터미널 건너편에 ‘숙성그리들’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고기 맛집이 있다. 삼겹살, 목살, 항정살 등 고기류와 묵은지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을 점심 메뉴로 하는 이곳은 오픈한 지 1년만에 지역민들에게 고기 맛집으로 이름이 나 있다. 평일에는 일과를 마친 뒤 삼삼오오 모여 하루의 고단함을 덜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고, 주말에는 가족들과 친구들과 즐겁게 식사하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워터에이징 숙성과 주물 그리들 식기

짧은 시간에 숙성그리들이 고기 맛집으로 자리 잡은 데는 고기 맛을 위해 남다른 정성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먼저 독특한 숙성법이다. 이 집에서는 7일간의 냉장 숙성을 거친 고기를 다시 워터에이징이라는 공법으로 숙성시킨다. 워터에이징은 천일염을 넣은 0에서 영하 1도 사이의 저염수에 고기를 담궈 다시 7일 정도 고기를 숙성시키는 것이다. 실제 가게 한편에서 물고기가 아니라 고기가 둥둥 떠 있는 수족관을 볼 수 있는데 맛있게 고기가 익어가는 느낌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고기는 육즙이 촉촉하고 부드럽고 특별히 간을 안하고 먹어도 맛이 좋다.

또 이 집 고기 맛을 특별하게 하는 데는 그리들이라는 철판이 한몫한다. 그리들은 보통 캠퍼들에게 익숙한 조리도구이다. 다양한 조리기구를 준비하기 어려운 야외에서 구이, 튀김, 볶음, 탕까지 다 할 수 있는 만능조리기구다. 평소 캠핑을 좋아하는 문지훈 사장(39)은 가게를 오픈할 때 고기를 굽는 불판 용기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캠핑용 그리들 용기에 착안하여 청주에서 전국 3위 안에 드는 전통가마솥 주물 장인을 찾아냈고, 1900도의 전통 용광로에서 부은 쇳물을 이용해 그리들 모양의 고기 불판을 장인의 손을 거쳐 만들었다. 특히 이 주물 그리들판은 사용하고 나면 매일 직원들이 일일이 콩기름과 들기름 등을 먹이는 전통방식으로 관리한다. 건강한 용기에서 고객의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고기 고유의 맛과 풍미를 살린 맛이 나오는 것이다.

 

 

주방에서 웍으로 70% 초벌

이 집은 손님상에서 고기를 굽기 전 주방에서 웍을 이용하여 70% 정도 직화 방식 고기를 구워서 내보내기 때문에 더욱 인기가 있다. 손님자리에서 고기를 구우며 연기를 피우지 않아도 된다. 주물에서 속까지 익힌 뒤 여유 있게 먹을 수 있다. 실제 삼겹살을 주문하자 장인이 만든 무쇠그리들에 둥근 주물라인을 따라 가장자리에 초벌로 익힌 고기를 앉히고 그 안쪽에 다양한 채소를 얹어 한 상 차려 나왔다. 고기와 식감은 물론 색도 어울리는 재료들로 신김치, 콩나물, 고사리, 파채, 양파, 부추 등이다. 고기 맛을 즐기면서 건강한 채소들을 계속 리필해서 먹을 수 있어 기름진 고기를 먹을 때의 느끼함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

 

 

꿈이 있는 맛집

문지훈 사장이 ‘숙성그리들’에 기울이는 정성은 진심이다. 숙성그리들의 용기, 음식메뉴, 인테리어 하나도 문 사장의 손이 안 간 곳이 없다. 울산에서 성장하여 초중고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했다는 문지훈 사장은 고등학교 축구부가 있는 청담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평택과 인연을 맺었다고 한다. 하지만 부상으로 축구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고, 이후 아산에서 축구교실을 열기도 했으나 코로나 상황에 운영이 어려웠다. 결국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평소 관심이 있던 음식장사, 즉 고깃집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의 영향이 컸다. “할머니가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저를 키워주셨는데 할머니를 따라 초등학교 때 과일도 팔아보고 생선도 팔아보면서 장사에 대해 막연히 관심을 갖고 있었어요.” 문 사장은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에 대한 관심도 크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집안 환경 때문에 자라면서 사회와 국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성공해서 저와 같이 어렵게 자라는 청소년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 사장은 직원으로, 아르바이트로 같이 일하는 친구들에게도 자부심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는 이런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숙성그리들’을 프랜차이즈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무조건 돈만을 가지고 오는 사람보다는 저처럼 어려움 속에서 재기하고 싶은 분들과 노하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라고 문 사장은 말한다.

 

■ 메뉴: 삼겹살·목살 1만4000원, 김치찌개·된장찌개 8000원, 제육볶음 1만원
■주소: 평택시 안중읍 안현로 292 1층 
■전화: 031-683-9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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