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권희수

 

참깨 볶으면

 

 

모래알 같은

시간에 달구어

뜨겁다고 톡톡

튀어나오지만

내젓는 손길에 따라

두루뭉술하게

노릇노릇

함께 볶아지며 토실토실

뜨겁다고 튈 때마다

고소고소한 맛

반찬에 두루두루

뿌리면

입안 가득

고소한 향기

고소한 맛

고소한 사랑

집안 가득 번진다

 

 

* * *

 

호숫가 그 여인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요리한다.

 

사람이 좋아서

사람을 불러 호숫가 2층집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삶을 요리한다

 

형형색색 야채들을

하얀 접시 위에 그림처럼 채색을 한다

 

파란 접시위에는

흰살 생선을 호수처럼 바다처럼

그림을 그린다

 

호두 아몬드 밤 사과 배

초록접시에 나무를 그려 놓는다

 

호수

바다

호숫가 그 여인은

식탁 위에 요리를 전시한다

 

 

권희수 시인·인문학강사
권희수 시인·인문학강사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졸

시집 <너를 기다리는 동안에>,

<당신과 나는 같은 자리입니다>

동인지 <시와 에세이> 9~17호 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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