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면
빗방울마다 터져 나오는 추억들
수많은 무늬를 새기며 달려온다
꽃이 피면
꽃잎마다 굴러나오는 웃음소리
물결처럼 스치며 흘러간다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왜 이렇게 늦었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여름이면 감출 것 없이 터놓은 너의 마음으로
온몸의 땀을 식힐 수 있어서
단풍이 들면, 낙엽이 지면
작년에도 그랬듯이
이유 없이 또 너를 기다린다
* * *
그리운 풍경
새색시가 시집오던 날
수줍은 연분홍 연지꽃이 피었다
새빨간 곤지꽃이 떨어질 때
문살을 겨우 잡고 버티던 창호지에
장난스런 호기심 하나씩 늘어나고
이유도 모르고 민망함도 알지 못하는
어린아이들 고사리손으로
침을 발라 뚫어놓은 호기심에 금줄이 걸리고
첫아이 울음소리 동네에 울려퍼진다
흥겨운 잔칫날 풍경도 아이 울음소리도
그리운 풍경으로
희미하게 흔들린다
월간 <문학공간> 등단
평택대학교 상담대학원 졸업
평택문인협회 회원.
경기문학 문학공로상 수상
동인시집 <자전거를 타고 온 봄> 외 다수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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