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신문이 뽑은 
2022년 
기억해야 할 인물

 

2022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해는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전국지방동시선거가 대한민국과 평택을 뒤흔들고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원자재가격 상승 등으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한 해였다.

너나 할 것 없이 쉽지 않은 시절이다. 이 순간 기억해야 할 사람들을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그들이 지역사회에 미친 영향력과 의미를 살펴 새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우리가 해야할 과제를 점검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내부 토론을 거쳐 선정한 ‘2022년에 기억해야 할 인물’ 5인을 소개한다.

 

 

평택의 중심에 다시 서다 ‘정장선 시장’

정장선 시장은 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평택시장 후보로 나서 재선에 성공해 민선 8기 제9대 평택시장이 되었다. 앞서 4년간 추진해온 많은 사업을 마무리해 ‘100만 특례시’의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그에게 평택시민은 표로서 기대감을 표현했다. 7월 1일 취임식에서 정장선 시장은 “막중한 임무를 맡겨주신 시민의 뜻을 기억하며 100만 평택 특례시의 기틀을 완성해 나가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2023년은 그가 제시한 100만 특례시의 기틀을 마련할 약속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첫해가 될 것이다. 반도체·수소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적으로 발전한 도시도 준비해야 하고 성장동력이 될 산업도 유치해야 한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시민 요구에 부응해 환경·문화·복지 분야도 세심히 살펴야 한다. 동부권과 서부권, 도시와 농촌, 구도심과 신도심 등으로 나뉘는 지역 구조를 통합해 함께 발전하는 평택시를 만들어야 한다. 해야 할 일이 많다. 무엇보다 100만 특례시는 구체적으로 어떤 평택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한 해가 넘어가는 즈음 그가 지방선거에서 한 공약들을 다시 한 번 기억하며 2023년 어떤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어떤 사업을 우선해서 추진할 지를 지켜보도록 하자.

 

 

쌍용차의 다섯 번째 주인 ‘KG그룹 곽재선 회장’

곽재선 회장은 지난 9월 1일 쌍용자동차 회장으로 취임했다. 앞서 법원이 8월 26일 쌍용차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며 인수를 마무리 지은 지 6일 만이다.

이날 곽재선 회장은 취임사에서 회생계획안 실행의지를 밝히며 “쌍용차를 지속성장이 가능한 건강한 회사,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회사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에 공개된 바로는 곽 회장은 1985년 세일기공(현 KG상사)을 설립하고 2003년 법정관리에 있었던 경기화학을 KG케미칼로 사명을 변경해 경영정상화를 이뤘다. 2019년에는 중견 철강사였던 동부제철을 인수해 1년 만에 흑자기업으로 만들어 ‘M&A의 달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동부제철은 2022년 2월 KG스틸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난 11월 11일 법원이 쌍용차 기업회생 절차 종결을 결정하면서 쌍용차는 1년 7개월 만에 두 번째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한때 평택 경제의 중심이었던 쌍용차의 재도약은 곽재선 회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인수 과정에서 현대차그룹의 ‘E-GMP’와 같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이른 시일 안에 내놓겠다고 선언한 만큼 향후 쌍용차가 전동화 부문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부터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기적 같은 준우승 이뤄낸 ‘청담고 야구부’

청담고등학교 야구부는 5월 30일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거뒀다. 결승전 청담고 선발 라인업은 박성배(좌익수)-전준서(중견수)-김민호(3루수)-최원준(지명타자)-박형준(1루수)-이영빈(포수)-유준석(우익수)-김수로(유격수)-류근찬(2루수), 선발투수 류현곤이다.

이들의 준우승 소식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지친 평택시민에게 큰 기쁨을 줬다. 또 16강전 3-2, 8강전 2-1, 준결승 5-4 등 그들이 연출한 아슬아슬한 승부는 전국의 야구팬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새해에도 때로는 주먹을 불끈 쥐고, 때로는 환호하고, 때로는 안타까워하며 청담고 야구부의 멋진 경기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평택 시민사회의 낭중지추 ‘임윤경 평택평화센터 대표’

임윤경 평택평화센터 대표는 매우 바쁜 시민활동가임에 분명하다. 세계 최대의 미군기지가 위치한 평택의 사람들이 모두 함께 평화롭게 사는 길을 추구하면서 지난해 11월 출범한 평택시민 시의회 모니터링단 단장을 맡아 11월 23~30일 진행된 2022년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을 이끌었다. 평택 최초의 주민발안조례인 ‘평택시 주한미군 주둔 지역 등 주민피해방지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운동도 전개하는 중이다. 그의 활동 반경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여러 단체·기관과 협업을 진행한다. 임윤경 대표에게 운동이란 ‘시민이 참여하고 시민의 의사를 적극 반영해 공공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시민활동가라면 공공의 문제에 대한 연구와 전문성, 이해 당사자와의 소통과 의견 수렴 등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그의 활동은 변화하는 시민운동 방식을 짐작케 한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복잡한 사회 속에서 뛰어난 한 명이 나서서 이끄는 방식으론 문제 해결에 한계가 존재한다. 이상을 외치기는 쉽지만 각자의 삶을 바꾸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래서 공론화가 필요하고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지난 3월 임윤경 대표는 평택시민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문성을 충실히 갖춰 도움이 필요한 시민과 기관과 함께하면서 해결방안을 찾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신뢰와 인정을 얻게 된다”며 “앞으로도 더욱 공부하고 연구하며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이 앞으로 평택 시민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찾아내는 데 좋은 사례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SPL평택공장에서 사고로 숨진 20대 노동자 

가을 하늘이 유난히 높고 푸르렀던 10월 15일 20대 청년노동자가 사고로 사망했다.

이날 오전 6시쯤 평택시 추팔산업단지에 있는 SPC그룹 계열 SPL평택공장에서 노동자 A씨(23)가 샌드위치 소스를 배합하는 교반기에서 작업하던 중 목숨을 잃었다. 그의 죽음 이후 우리는 슬픔과 허탈함 그리고 분노에 빠졌다. 그는 둘이 해야할 일을 혼자 하다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사고난 기계에는 안전장치도 없었고 앞서 회사는 위험하니 안전펜스라도 설치해달라는 직원 요구도 묵살했다.

심지어 노동부가 사고 발생으로 교반기 9대 중 자동방호장치가 없는 7대에만 작업중지를 내리자 회사는 사고 다음날 남은 2대를 가동해 빵을 만들었다. 강규혁 SPL노조지회장은 “동료가 사고로 죽고 선혈이 보이는 현장에서 빵을 만들라고 하다니, 회사가 우리를 기계로 보는 것 같다”고 분개했다.

지난해 4월 22일 우리는 막을 수 있었고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고로 숨진 23살 청년 고 이선호씨를 잃었다. 고 이선호씨가, SPL평택공장의 20대 노동자가 남긴 과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청년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정당하게 대우받는 일터를 만들려면 무엇을 해야할 지를 고민하고 방법을 찾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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