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읽기

장순범 위원장 평택섶길추진위원회

 

정리 장순범 평택섶길추진위원장
장순범 위원장
평택섶길추진위원회

평택시의 둘레길인 평택섶길은 2012년 조성하기 시작한 지 올해로 만 10년째다. 평택에는 역사문화나 명소가 없다는 자조가 지역사회에 만연하였다. 평택은 선사시대, 고대 삼국시대에서 중세, 근대에까지 한반도, 동아시아, 세계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였고, 현시대 지금도 전 세계 주목을 받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스스로 찾아 연구 조사하여 널리 알리지 못한 것일 뿐이라며 몇 사람이 직접 찾아 나섰다. 많은 역사문화 자원들과 자연경관들이 평택시 외곽 경계에 산재해 있음을 알고 이들을 연결하는 동선이 둘레길이 되었다. 길이 만들어지고 스토리텔링을 한 것이 아니고 스토리텔링이 걷기길로 발현된 것이 우리나라의 여느 둘레길과 다르다. “평택의 자연과 역사 문화가 살아 있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다” 이 말은 경기에코뮤지엄사업 실무책임자급이 직접 한 말이다.

섶길 명칭은 풀섶, 길섶, 한복 저고리 깃이라는 뜻을 갖는 ‘섶’으로 한학하시는 지역원로께서 ‘섶길’이라 제안해주셨다. 전국 회의에 ‘평택섶길’ 이름으로 참석하면 걷기길 이름 중 으뜸이라 한다. 이들 회의에 동행했던 평택시 공무원도 함께 있었다. 얼마 전 대한민국에 걷기 열풍이 불 때 거의 모든 지자체까지 관주도로 둘레길 만들기에 나서 전국에 3천여개 길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운영되는 길은 몇십 개에 불과하다. 민간 주도로 조성운영하는 길이다. 최소 몇 년 정도 닦고 나서야 알려진 길들이다. 나름 철학과 정성, 끈기가 담긴 길들이다. 올레길 등 23개 걷기길 단체가 모인 ‘한국걷기길연합’이 있다. 섶길도 정단체이다. 이들 길 관리와 단체 운영은 위탁, 일부 보조금, 문화재단 소속 등 다양하다.

 

 

평택섶길 추진 올해로 10년째

자연과 역사문화 살아있는

지붕 없는 에코뮤지엄

최근엔 걷기열풍 따라 이용자 증가

 

평택섶길은 지금까지 상근 인력 없어

적은 예산지원으로 제대로 된 운영 한계

섶길 가치에 대한 객관적 판단에 기초해

평택시는 섶길 추진과 육성 정책

방향에 대한 명확한 입장 밝혀야

 

평택섶길은 원효길, 비단길 등 16개 코스, 총 연장 약 200km 5백리이다. 16개의 명칭은 평택의 대표 상징성을 갖는 역사, 미군기지, 산업, 자연, 인물을 망라하여 평택의 정체성을 구현한다. 시민들의 문제제기도 있다. 평택시의 구도심을 걷는 ‘시내길’은 애초 ‘원평길’로 비전동에서 원평길 표식을 본 주민의 문제제기로 바꾸었다. 공단개발, 사유지 논란 등으로 노선을 변경 수정하여 매끄러운 흐름이 느끼게 보완작업과 새로운 코스 개발은 지속 사업이다.

올해 섶길 이용 현황은 상하반기 완주걷기여행 연인원 1500명(32회), 관내 초중고 학생 체험학습 및 교사 연수 2000명(60학급), 관내외 개별 완주걷기여행자·동호회 1000여명·청소년·장애인·여성단체 300여명(8회), 미군 등 외국인 100여명 등 연인원 약 5000여명이 넘을 것이라 추산하며, 더 면밀한 추계가 요구된다. 최근 완주하는 외부 여행자들이 많다. 작년, 재작년에 영문 안내책자를 미군에 배포했는데 최근 미군측의 추가 요구로 보관용까지 배부하였다.

섶길은 지금까지 상근 인력이 없다. 학교체험학습을 위한 행정보조 정도다. 민원도 꽤 많다. 오래된 강돌표식이 지워져 있다, 표식이 보이지 않아 한 시간 이상을 왔다 갔다 헤매고 있다는 높은 언성, 외국인들이 길을 잃고 있다, 코스별 완주인증 스탬프가 없다, 길 주변에 쓰레기가 많다. 평택시를 대표하는 둘레길이라면 이래야 되지 않냐는 애정 어린 제안도 무수하다. 좋은 제안이 많지만 여러 문제를 안은 채 현상 유지에 급급하다. 프로그램 운영은 물론 표식 설치 유지 보수, 길관리는 거의 자원봉사이다. 현재의 보조금으로 업체에 용역을 주는 방안이 가능한지는 경기둘레길 평택구간에 직접 용역 시행 경험 있는 담당부서인 평택시 관광과가 안다.

몇몇 사람들이(둘레길 운영 경험 없이 의도성 발언, 필요하다면 차후 추가 설명) 몇 년 전부터 해오던 말을 평택시장, 담당과장이 반복한다. 평택섶길은 규모가 너무 크니 한해에 한 코스씩 집중 관리 육성하자고 한다. 16개 코스이니 16년에 걸쳐 육성하자는 의미로 들린다. 3개 시군 통합, 삼성, 미군 이전, 100만을 바라보며 3조의 예산을 운용하는 평택시가 하는 말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평택시의 보조금을 더 이상 증액하지 말라는 의도로 들린다. 적은 예산이니 여행자 편리성 제고를 위해 한해는 섶길 전용앱을 개발하고, 다음해는 안전성 확보를 위해 전산시스템을 개발하자면 맞다. 한 시의원도 의회에서 같은 발언을 했다. 섶길 운영 주체들과 한번도 협의가 없었음을 지적한다. 어디를 통해 그런 인식을 했는지 말이다. 섶길에 관심 있는 시의원이나 기관 단체는 어디라도 찾아가 설명하고 있다.

평택시장의 발언을 지면으로 공개하는 것은 시장실에서 담당부서와 함께한 자리는 행정 지시로 공적 발언이라는 전제이다. 평택섶길이 평택시의 문화관광자원으로서 갖는 가치 평가를 위해 중앙의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고 그에 따른 평택시의 섶길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자는 제안을 거부하고 시장은 실태조사를 지시하였다.

중앙단위의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하자는 것은 지역의 몇몇 비전문가들의 말을 시장이나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되풀이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말하는 ‘실태조사’가 우려되는 인식이다. ‘섶길’이라는 명칭에 대한 이견도 표출하고 있다. 개인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른 인식에 기인한 것이 아니리라 믿는다. 섶길의 노선과 운영을 객관적으로 조사하여 시민의 건강 휴식처, 평택시 대표 문화관광자원으로서 가치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면 평택시 위상에 걸맞는 예산과 인력지원으로 활성화하고, 그렇지 않다고 판단되면 그나마의 적은 기존의 보조금도 끊는 것이 당연하다.

비슷한 규모 지자체의 모범적 둘레길 운영관리는 어느 정도의 예산과 인력이 소요되는지 사례는 쉽게 볼 수 있다. 섶길을, 평택시를 한 바퀴 걸으면 문화 경관만 아니라 평택시의 민낯, 속살을 본다. 점차 관외 여행객, 미군속 등 외국인이 느는 추세이다. 민간이 시작한 일이 10년을 맞은 이제, 어쩔 수 없이 평택시도 입장을 명확히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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