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읽기

임윤경 대표 평택평화센터

 

 

윤석열 정부 들어 한반도 전쟁위기 심화

10월말 한미연합사 평택 이전 마무리

평택은 언제든 싸울 태세 갖춘 전투 요지

군사적 긴장 높아지면 평택 주민 불안

 

 

임윤경 평택평화센터 센터장
임윤경 대표
평택평화센터

이태원 참사 직후 정부는 애도기간을 정했다. 애도는 그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 당신이, 우리가 그리고 공동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진정한 애도다. 이번 참사에 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질문하고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애도기간 정부가 가져야할 태도다. 하지만 정부는 정작 책임회피에만 급급하고 있다. 또한 애도기간 동안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이라는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진행한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북한이든 남한이든 참사 애도기간에 전쟁을 부르는 군사행동을 진행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반도의 전쟁위기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6월, 미국의 핵항모를 동원한 대규모 한미연합군사훈련은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와 핵무력 사용을 법으로 구체화한, 군사대응을 유발하게 했다. 이런 군사적 갈등들은 어느 쪽이 먼저인지 면밀히 따지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런 갈등들로 한반도의 군사적 위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비질런트 스톰(한미연합공중훈련)도 군사적 갈등을 유발하고 한반도의 전쟁 위협 요소인건 분명하다.

한반도의 모든 한미군사훈련을 지휘하는 사령부는 바로 한미연합사다. 미군 홈페이지에 한미연합사는 ‘전투사령부(Warfighting headquarter)’로 표기되어 있다. 그 한미연합사가 10월말로 700여 명의 식구들을 데리고 평택 이전을 마쳤다. 이제 평택은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있는 미군기지(Fight tonight:상시전투태세)에, 모든 한미군사훈련을 지휘하는 전투사령부(Warfighting headquarter)까지 모인 전투적 요지가 되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 한미연합사 평택이전은 ‘미군기지와 이웃하며 살아가는 평택 주민으로서’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연합사의 평택 미군기지로 이전이 합의될 당시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많은 사실을 확인시켰다. 평택 미군기지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행사하기 위한 거점이 되었다는 것, 그 전략적 유연성이란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중국 전략과 연계한 임무 수행이라는 것, 그렇기 때문에 주한미군 주둔과 자신의 임무 근거로 한국 방어 의무는 최소화한다는 것, 더불어 중국 견제에 한국군과 주한미군을 동원하기 위한 지렛대로서 한국군 전작권을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우리 국방부는 “한미연합사의 평택 이전은 강화된 동맹과 강력한 연합방위체제 구축”이라 강조한다. 이것은 미국의 입장에서 본 현실이다.

주한미군 주둔이 우리를 보호해준다는 안보 인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국제 정치의 현실은 65년 전과 확연히 달라졌지만 우리 사회는 65년 전, 미군 주둔 당시의 인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국가안보를 위해 어느정도 피해는 눈감을 수 있고 시민들의 안전쯤이야 위태로워도 된다는 인식 속에 70여년을 살았다. 참사 애도기간에도 한미군사훈련을 하는 것에 아무런 문제를 가지지 않는 것도 이런 인식 때문이다. 전쟁은 어느날 갑자기 일어나지 않는다. 70여년 전 한국전쟁도, 남과 북 상호 간에 1년동안 무려 1,000여차례에 이르는 군사적 행동(훈련)이 결국 전쟁으로 이어졌다. 아픈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제 질문해야한다. 현 정부는 왜 그리도 ‘한미 동맹’을 외치는 지, ‘강력한 연합방위체제 구축’은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 지.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한다 합의했음에도 해체는 하지 않고 왜 평택으로 이전하는지. 더불어 안타까운 참사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빌며 소중한 이들을 잃은 분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하고 있는지. 대답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