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우와 떠나는 생태기행 30

 

평택시 폐합성수지 폐기물 
지난해 2만7846톤
전년보다 8.3% 증가, 

평택에코센터 재활용품
선별시설 부족으로 
군문동 서림환경 시설 활용

군문동 소재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 및 재활용선별업체인 서림환경의 재활용품 선별시설을 통과한 압축캔들이 용광로 속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군문동 소재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 및 재활용선별업체인 서림환경의 재활용품 선별시설을 통과한 압축캔들이 용광로 속 부활을 기다리고 있다

집안 가구를 재배치하고 오래된 책장과 옷장에서 버릴만한 것을 고르는 작업을 3일 동안 조금씩 정리하면서 했다. 집안 경사를 앞두고 새 옷을 한 벌 구입했으니 10년 즐겨 입던 정장을 의류수거함에 버린다. 아직 더 입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새 옷을 입고 새로운 마음으로 생활하기 위해 오래된 순으로 정리한다.

집안에서 중고물품, 안 쓰는 물건을 정리하는 방법도 코로나 시국에 빠르게 변화했다. ‘당근마켓’을 이용하는 시민 수가 3천만명에 육박한다고 한다. 작년에는 집에 큰 도자기 화분들이 너무 많아 고민하고 있는데, 딸이 당근마켓에 화분을 무료나눔 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즉시 문의가 오고 가더니 인근 주민들이 직접 와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가 주어 잘 정리되었던 경험이 있다. 물론 당근마켓은 온라인으로 거래를 진행하니 서로 시간을 조율하기에 어려움이 있고, 제품의 품질이 사진과 다르거나, 마음이 변해 일방적으로 거래를 취소하는 문제도 있다고 한다.

집에서 사용하던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로 붐벼 시청앞광장 알뜰나눔장터가 활기차다
집에서 사용하던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로 붐벼 시청앞광장 알뜰나눔장터가 활기차다

코로나 거리두기가 완화되어 2년만에 평택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관하는 ‘알뜰나눔장터’를 다시 개장하였다. 시청 앞 광장에는 엄마와 함께 장난감, 책, 옷 등을 들고나온 아이들과 중고물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돗자리 위에 물건을 진열하고 소박한 정도의 가격표를 붙이고 장사를 시작한다. 흥겨운 댄스공연과 다양한 체험 부스를 함께 운영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구경나온 주민들도 많다. 더운 날씨에도 알뜰나눔장터를 기다리던 단골들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을 보니 흐뭇하다. 전국지방의제21추진협의회 운영위원, 푸른평택21실천협의회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며, 알뜰나눔장터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절부터 함께 봉사하시는 회원들을 다시 만나니 반갑다.

대형 식당, 다량배출사업장에서 발생되는 음식물쓰레기 전용수거통까지 공공장소에 비치
대형 식당, 다량배출사업장에서 발생되는 음식물쓰레기 전용수거통까지 공공장소에 비치

코로나로 인한 1회용품 사용이 증가하고, 온라인 쇼핑, 택배, 배달 확산 등 소비패턴의 변화로 생활폐기물 발생량이 증가했다고 한다. 평택시도 폐합성수지류 폐기물이 2020년에 2만5725톤, 2021년에는 2만7846톤으로 플라스틱, 비닐 폐기물 발생량이 8.3% 증가했다. 평택시는 지난 2월 플라스틱 ZERO 릴레이 챌린지를 시작으로 4월부터 본청을 포함해 출장소, 사업소,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등 모든 공공청사 내 1회용품 사용을 금지함으로써 공공부문부터 선도적으로 1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배달 택배 증가로 인해 플라스틱 용기 재활용품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다.
배달 택배 증가로 인해 플라스틱 용기 재활용품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회용플라스틱, 비닐포장, 종이박스 등 재활용품 분리배출량이 증가하자 평택에코센터의 재활용품 선별시설 용량부족으로 서림환경 시설을 추가로 가동해 넘치는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를 하고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이 증가하자 환경부는 재 투명페트병과 일반 플라스틱을 별도로 분리배출하도록 했다. 아파트단지는 경비원, 청소노동자들이 재활용품 보관장소를 수시로 청소하는 덕분에 비교적 분리배출이 잘 정착되고 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돈 되는 재활용품은 민간재활용업체와 입찰계약을 통해 매각해 잡수입으로 정산한다. 물론 일반쓰레기와 음식물 폐기물은 평택시 수거업체에서 담당하고 있다.

재활용품 분리배출 품목과 분류가 매년 늘어나 주민들이 번거롭다.
재활용품 분리배출 품목과 분류가 매년 늘어나 주민들이 번거롭다.

그러나 단독주택, 상가 지역은 현실적으로 분리배출이 어려운 형편이다. 대규모 공사현장,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건축 건설노동자들의 전입이 급증하면서 종량제봉투 미사용, 재활용품 혼합배출, 불법투기 등으로 생활 불편 민원 발생 및 처리비 부담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원룸, 상가 밀집 지역은 쓰레기를 모아두는 ‘거점수거’ 장소 위치선정을 둘러싸고 이웃 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주민들도 플라스틱 이물질 제거를 위한 세척, 라벨제거 등으로 번거롭고 재활용품 분리배출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비전1동 소사벌지구 카페골목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집마다 폐기물을 모아두는 ‘문전수거’ 방식으로 변경해 시범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소사벌중심상업지역도 폐기물을 모아둘 곳이 부족해 이곡천 다리 주변에 집중적으로 모아두고 있다. 심지어는 대형 식당, 다량배출사업장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 전용수거통까지 공공장소에 보관하고 있다. 앞으로 폐기물 배출 관련 불편이 큰 상가주택 밀집지역은 버스정류장 위치를 고려하는 것처럼 폐기물 거점배출장소 ‘클린존’을 도시개발사업 인허가단계부터 배치하는 세심한 도시계획이 필요하다.

이른 아침 소사벌지구 상가 폐기물 수거 작업
이른 아침 소사벌지구 상가 폐기물 수거 작업

일반쓰레기, 음식물 폐기물, 재활용품 등을 수거하는 평택해성환경, 평애미화사, 서림환경, 금강환경, 평안환경 등의 평택시 생활폐기물 수거 업체에서 4백여 명의 인원이 수집운반, 가로청소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수거 작업은 여름철에는 아침 5시부터 시작해 시민들이 출근하는 7시쯤에는 대로변 쓰레기 수거는 완료한다. 하루를 시작하는 주민들이 깨끗한 거리를 볼 수 있는 건 비가 오는 날씨에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 덕분이다. 5개 수거업체가 운반한 폐기물은 평택에코센터로 집결한다. 고덕면 해창리에 국내 최대 환경복합시설 평택에코센터가 2019년 12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에코센터는 평택시와 안성시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반입되는 광역폐기물처리시설이다. 수거업체가 트럭으로 운반한 생활폐기물 종량제봉투를 파쇄해 가연성폐기물을 선별해 건조, 성형 과정을 통해 고형연료 SRF를 생산한다. SRF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열병합발전시설이 핵심시설이다. 하수슬러지 소각시설, 재활용품 선별시설, 음식물폐기물 발효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연료화하는 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평택에코센터 소각시설 운영으로 평택시와 안성시는 수도권매립지로 최종 반입하는 폐기물 처리량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고덕 평택에코센터 지하로 폐기물 운반 트럭이 드나들고 높은 꿀뚝에는 쓰레기 소각 연기가 계속 배출되고 있다
고덕 평택에코센터 지하로 폐기물 운반 트럭이 드나들고 높은 꿀뚝에는 쓰레기 소각 연기가 계속 배출되고 있다

환경부는 2026년부터는 종량제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의 직매립을 금지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폐기물 매립지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인천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선언을 계획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경기도는 권역별로 협력해 폐기물 처리를 감당해야 한다. 평택시는 인구증가로 인해 폐기물 발생량이 계속 증가할 경우 평택에코센터의 처리용량 초과 문제가 부각될 수 있다. 우리시도 폐기물 처리용량 초과 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과 안성시에서 반입되는 폐기물 처리대책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환경부는 생활폐기물 소각처리 부담을 지방자치단체에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인근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으로 광역폐기물처리시설을 20년 단위로 번갈아가면서 감당하도록 인센티브를 더 주는 정책을 추진해나가야 한다.

 

박환우 환경전문기자·경기환경교육연구소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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