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묵본지 고문
조정묵
본지 고문

몽골 토브아이막 도서관을 취재하러 가는 날 아침. 울란바토르의 하늘이 우리 가을 하늘처럼 청량하고 기온은 선선하였다. 시내를 벗어나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몽골을 몇 차례 와서 인지 가는 길이 낯설지 않아 운전기사인 지인한테 물었더니 테를지국립공원 가는 길에 토브아이막 도서관이 있다고 한다. 아이막은 우리나라의 도(道) 단위의 행정구역이다. 토브 아이막은 인구 10만도 안되는데 면적은 평택시의 152배이다. 몽골의 관문인 칭기즈칸 국제공항과 몽골에 오면 누구나 한번쯤 들리는 테를지국립공원이 있는 곳이다.

도착해 보니 도서관 외관이 독특한 게 금방 눈에 띄었다. 도서관장의 안내를 받아 도서관 1,2층을 둘러보는데 내부가 현대적이어서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을 정도로 세련되었다. 평택시가 4억원, 토브아이막이 1억8000만원을 각각 지원해 총 5억8000만원으로 이 정도 퀄리티높게 꾸몄다니 놀라웠다. 이야기를 나누는 내내 도서관장과 직원들의 감사한 마음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이 도서관 안에는 평택관이 있다. 자존심 강한 몽골인들이 몽골 도서관에 한국관도 아니고 평택관을 만들었다는 것은 획기적인 일이다.

남녀 학생 4명과 이야기를 나눈 즉석 좌담회는 소중한 시간이었고 감동적이었다. 우리나라 교육체제로 12학년이면 고3인데 집에 각자의 독립된 공간이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 60~70년대 모습을 보는 거 같아 안타까왔다. 물어본 내가 잘못이다. 그럼에도 K-POP 등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몽골인들은 한국을 솔롱고스(무지개가 뜨는 나라)라 부른다. 그만큼 가까운 이웃 나라이고 희망의 나라로 여긴다. 몽골에서 3년 동안 영사를 지낸 평택 출신 길강묵 소장(화성외국인관찰보호소)의 글을 빌리자면 한국에서 대학 이상 학위를 받은 1200여 명의 한국 유학파가 몽골에 귀국하여 사회 각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지금도 1만여 명의 몽골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땀 흘리며 공부하고 있다. 몽골의 아이막이 21개이고 인구 2만명이 넘지 않는 아이막이 여럿 있는데 한국에만 5만명이 넘는 몽골인이 살고 있으니 한국이 바로 22번째 아이막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과 몽골의 지자체들은 경제·사회·문화·예술·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평택시와 토브아이막의 도서관을 통한 교류 협력은 매우 이례적이면서 칭찬받을 만한 일이다.

평택은 도농복합도시에서 IT 첨단산업도시로 국제도시로 변모하는 역동적인 젊은 도시다. 토브아이막 도서관 평택관에 IT 첨단산업도시의 위상에 걸맞는 시설을 해주고 좌담회에서 확인한 몽골 학생들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에 부응해 줄 필요가 있다. 취재 내내 평택시민으로서 자긍심을 느끼며 행복했다. 앞으로 평택시 도서관이 토브아이막 도서관과의 협력관계를 지속적이면서 신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길 기대한다.

특히 평택관은 평택시민 누구나 참여하고 도움을 줄 프로그램을 계발해 한국과 평택시를 알리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가야겠다. 빌게이츠에서 보듯 도서관은 희망이다.

몽골 아이막 도서관 지원, 참 잘했다.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