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녹음 빛 광야
장미향 피어나는 사랑의 계절
어젯밤 꿈속 시냇가 유년의 친구들
만난 듯 노란 얼굴 붉어진다
세월이 훔쳐 가버린
방황하는 청춘도 간데없어라
하늘에서 툭 떨어진 홀씨
빈 주먹 속 땀방울 잘 익어가는지
태산처럼 쌓인 천년의 그리움
화산인 양 불씨로 남아 꺼질 줄 모르고
가슴 한 편 허허로움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강산을 수십 년 넘고도
지우지 못한 편린의 조각 어루만지며
닿을 수조차 없는 먼 곳의 벗들이여
날아 오려마 민들레처럼
등질 수 없는 고향 하늘의 품속으로
봄의 소조(塑造)
소달구지 분홍빛 바람
눌러쓰고 봄을 싣고 님에게로
봄길 따라 먼 길 돌아온 님이여
흐드러진 꽃잎에 눈멀어 떠나지 마오
얼음을 품은 강 산란을 위해
단단한 겨울을 깨고 숭어 등에 업혀
심연 속 어둠의 잔해 꽃으로 피워
태양을 향해 폴짝 용솟음친다
허공에 둘러싸인 들 그림자
핑크빛 고백이라도 받은 걸까
파릇한 흙냄새 봄 하늘에 울려 퍼져
쑥쑥 자란 청보리 떼 도란도란 속살거린다
겨울 숲에 갇힌 벌 나비
유채꽃 나풀나풀 춤추는 꽃동산
훨훨 봄 마중 가 보라 어둠을 쓸어내는
찔레꽃 향기 눈부시게 찬란할 테니
한국문인협회 회원
평택문인협회 회원
신사임당 시문회 회원
시집 <봄빛 소나타>외
동인지 다수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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