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우와 떠나는 생태기행 28
산업화에 따른 환경문제 먼저 경험한 화성‧안산시
환경재단 만들어 환경문제 체계적 대응
평택시는 고덕산업단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평택항 포승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산업단지가 계속 개발되고 있다. 산업단지 인근 도시지역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개발되면서 산과 녹지 면적은 감소하고 있다. 인구 증가로 인해 아파트값, 땅값이 계속 오르고, 경제와 환경의 균형과 조화가 깨지는 위험한 상황이다. 우리 시보다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환경문제를 먼저 경험한 화성시, 안산시는 환경재단을 설립해 민관협력으로 환경문제에 대응하고, 학생들에게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인접한 화성시 환경재단이 운영하는 반석산에코스쿨과 비봉습지공원을 둘러보며, 우리 시를 흐르는 국가하천 습지에 대한 활용방안을 함께 고민해본다.
평택시는 원평동 안성천 군문교 일원에 ‘노을생태문화공원’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안성천변 둔치를 활용해 조성하는 생태문화공원에도 화성시 비봉습지공원 처럼 사람 키 높이로 자란 물억새, 갈대숲 사이로 산책로를 만들고, 수달을 주제로 한 체험학습장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오래전에 건설된 통복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한 원평동 주민들의 민원이 있다. 하수처리장을 이전하고 이 부지 일부를 활용해 환경재단을 설치하는 대안을 연구해보면 어떨까? 노을과 수달, 고니 서식지를 배경으로 환경교육시설을 만드는 것이다.
평택역에서 노을생태문화공원까지 연결되는 걷는 길을 조성하면, 수도권 시민들이 전철을 타고 올 수 있는 생태공원이 될 것이다. 대부분 생태공원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하기에 불편한 장소에 있는 것에 비하면, 군문교는 접근성이 편리한 생태공원이 될 것이다. 원평배수펌프장 저류지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하면 승용차를 타고 오는 시민들도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역에서 자전거 타고 군문교까지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는 도로를 만드는 것도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안성천 자전거도로가 양쪽 강변을 따라 개설되어 있어 자전거를 즐기는 시민들에게 인기가 많다. 팽성 내리문화공원과 미군기지 제방을 따라 색다른 풍경을 볼 수 있고, 국제대교 중심에 서서 평택호를 내려보면 코로나로 위축된 폐부가 치유되는 느낌이다.
평택시에도 국가하천 안성천과 지방하천이 합류하는 곳마다 자연스럽게 습지가 복원되고 있다. 통복천, 도일천이 합류하는 신대동, 원평동에도 대규모 하천습지가 있다. 안성천 둔치 일부는 농경지로 이용하던 곳인데, 하천부지 경작을 금지하고, 10여년이 지나자 하천생태계가 되살아났다. 지금은 고라니가 뛰어다니고, 수달이 서식하는 등 야생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겨울에는 천연기념물 고니 약 80마리가 와서 겨울을 보내고 시베리아로 돌아갔다. 노을생태문화공원이 천연기념물 수달, 고니의 서식지라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 수달을 직접 만나보기는 어려운 현실이지만, 안성천에 수달이 서식하고 있다는 안내판을 자랑스럽게 세우자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안성천 고니를 관찰할 수 있는 환경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면 탐조 동호인들의 방문이 이어질 것이다.
동탄신도시 오산천 옆에 자리잡은 도시 속의 숲 반석산 기슭에 위치한 ‘시립반석산에코스쿨’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울리는 생태체험관이다. 반석산에코스쿨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화성시환경재단 이재은 팀장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반석산에코스쿨을 둘러보았다. 주요시설은 1층 생태탐사관, 2층 생태연구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환경재단 직원들과 18명의 전문 도슨트가 활동하고 있다. 초등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아이들 눈높이로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존의 생태교육 프로그램과 자원순환, 기후위기 문제에 관한 교육으로 나누어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강사 양성강좌를 진행해 수료생들 가운데 일부를 선발해 도슨트로 활동할 강사진을 보충한다고 한다.
1층 생태탐사관에는 화성시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체험교육의 장이다. 작동 버튼, 손잡이 등이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작동할 수 있는 높이에 배치된 것이 인상적이다. 반석산과 오산천 그리고 화성시 습지 생태계보존의 중요성과 가치를 체험할 수 있다. 설계 단계부터 국립생태원의 도움을 받아 설계한 생태탐사관에는 땅속에 서식하는 개미를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입체적으로 설계했다. 2층 생태연구관에는 생태를 연구하는 생태학자에 대해 알아보는 공간으로 생태학자 연구실, 관찰일지, 명예 생태탐사대원으로 가상의 임명장을 발급해준다. 숲속 도서관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공간으로 휴식을 취하며 독서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평일 방과후 시간에 부모님과 함께 오는 이용객들이 꾸준하게 이어진다고 한다. 생태교육 전문인 유희영 과장은 도서관 창문을 통해 반석산 고라니를 직접 보고 사진을 찍은 시민들이 있다고 자랑을 한다. 반석산 품에 안겨있는 생태체험관에서 아이들이 야생 고라니를 볼 수 있다니 상상만으도 행복하다.
비봉습지공원은 화성시 비봉 시화호 인공습지를 활용해 조성한 습지공원이다. 전망대 1층은 생태학습장, 2층은 비봉습지공원에 서식하는 동식물 모형 전시관이 있다. 너구리, 큰기러기, 해오라기, 백로, 꽃게, 물고기 등은 살아있는 동물을 직접 보는 것처럼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3층에는 망원경이 설치되어 습지의 풍경과 서식하는 동물들을 관찰할 수 있다. 공원 산책로를 따라 생태안내자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체험학습을 하는 초등학생들이 있어 활기가 있다.
화성시환경재단은 환경교육시설 운영과 함께 시민협력을 위해 탄소중립1.5 캠페인,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주관한다. 민간단체들이 참여하는 하천유역네트워크, 화성시환경교육네트워크, 기후환경네트워크 등의 민관협력 체계구축과 공익활동 공모사업을 통해 환경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화성시 환경백서 ‘화성초록’을 발간하는 등 환경정책 연구 개발의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천 습지, 도시 숲을 활용해 환경교육센터로 운영하고 있다.
평택은 노을생태문화공원과
연계해 생태체험관 세우고
평택시환경재단 설립 준비해야
지방자치단체가 경제발전과 환경보전의 조화를 위해 특별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일의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민관협력 거버넌스로 지역의 환경문제에 대응하며, 지역적으로 다양한 특성이 있는 환경교육시설을 통합관리하고, 연구하는 환경재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평택시는 폐기물처리시설인 평택에코센터의 일부 공간을 임대해 소규모 환경교육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폐기물 처리시설에 설치되는 환경교육센터는 장소의 특성상 자원순환, 기후위기 대응 관련 교육에 적합하지만 생태체험교육을 하기는 부족한 느낌이다. 노을생태문화공원과 연계해 안성천 습지를 활용한 생태체험관을 세우고 평택시환경재단 설립을 준비해야 한다.
경기환경교육연구소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