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호랑이 발톱이에요
어른들이 미사일 꽁무니에 불을 붙일 때
지우개 없는 마음으로 우리는 호랑이를 그렸어요
허리에서 지뢰가 사라졌다며 기지개를 켜는
한반도라는 호랑이지요
남쪽바다 멀리 꼬리 끝을 내밀었듯
동쪽바다에 내민 바위섬이야말로 내 발톱이라고
이웃나라 벚꽃이 건드리면 으르릉거려요
노란 모자를 쓴 우리들이 남과 북을 오가며
손잡고 아리랑을 부르면
아침저녁 타고 내리는 노란 버스는 정말이지
길고 긴 아리랑 열차가 되는 거예요
북극곰을 만나러 여름방학 때 달려가고
망고 익는 나라에서 철길 위로 달려오면
눈송이 날려 마중하는 호랑이지요
귀를 기울여 들어보세요
지구촌을 마음껏 오가는 아이들이 무궁화라며
어흥, 어흥, 사계절을 웃고 있어요
가위바위보
그믐밤에 만난 달맞이꽃과 나는
그리움을 벗어던지기 가위바위보
길거리에서 싸우는 저 젊은 남녀는 서로의
미움을 홀랑 벗을 때까지 가위바위보
오늘도 친구와 술 한 잔 마실까말까
어제처럼 샛별 아래에서
내 오른손과 왼 손이 가위바위보
한 발짝씩 더 다가가기 가위바위보
가슴과 가슴이 더 닿을 때까지
숨결이 하나로 섞일 때까지
남과 북이 가위바위보
2009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한국문인협회·평택문인협회 회원경기도문학상 공로상
시집 ‘금붕어 학교 선생님은 반딧불이’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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