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16일 토요일 평택시 역사문화유산 답사 4회차로 평택서부권을 둘러봤다. 제일먼저 방문한 장소는 포승읍에 위치한 이대원장군의 묘역이었다. 이대원장군은 조선시대에 포승읍에서 태어났고 1587년 왜구에 맞서 싸우시다 적에 포로가 되어 사로잡혔으나 항복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시다 순국한 인물이다. 이런 대단한 분의 묘역이 평택에 있다는 사실을 오랫동안 평택에 살면서 알지 못했다는 부끄러움과 이제라도 찾아뵌다는 기대감이 공존했다. 방문해 보니 예상과는 다르게 묘비 확인이 어렵고 묘역은 언제 관리했는지 모를 정도로 아카시아 나무가 무성하고 정돈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함께 방문한 참석자들도 묘비와 묘역의 관리상태를 보고 통탄을 금치 못했다. 잊지 말고 기억해야할 지역의 인물을 이렇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오히려 묘역 하단의 후손들 묘역은 굉장히 정돈과 관리가 잘 되어있어 극명하게 비교가 되고 안타까움을 더했다.
다음 방문한 장소는 신영리·만호리 옛포구(대진나루)였다. 조선시대에 대진이라는 큰 항구가 있었다고 한다. 대진이 바로 오늘날 평택·당진항의 기원으로 여겨진다. 아산만을 통해 대진나루로 정기적으로 나룻배들이 드나들었다고 한다. 흔적도 없고 단지 대진나루가 있었다는 표지석 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지금은 아스팔트인 이곳이 예전에 나룻배가 드나들던 곳이라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아직 평택에 모르는 것이 모르는 곳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 현덕면 권관리 어촌계와 평택호 3.1운동 기념비를 방문했다. 평택시 현덕면의 자그마한 포구인 권관항에 국비 102억원을 포함 총사업비 145억원이 투입돼 노을을 테마로 하는 어촌마을이 조성된다. 평택시가 해양수산부에서 공모한 ‘2020년 어촌뉴딜300사업’에 최종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이곳이 개발된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의 방문이라 감회가 남달랐다. 얼마나 더 좋아지고 어떻게 변할지 굉장히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다.
평택호관광단지내 지영희기념관도 찾았다. 지영희기념관은 평택이 낳은 근대 국악의 아버지 지영희를 소개하는 전시관으로 국악의 대중화·현대화·세계화를 이끌었던 그의 업적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국악계에 있어 매우 가치가 크고 희귀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해금 체험 프로그램과 전통국악공연을 즐길 수도 있다. 방문할 때마다 느끼지만 이런 훌륭한 분이 평택에 계셨다니 자랑스러운 마음이 든다. 앞으로는 국악을 들을 때마다 지영희선생님에게 감사하면서 선생님을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이대원장군묘‧신영리 옛 포구
심복사‧지영희국악관 등 서부
지역관광 문화명소 많아 놀라
평택시에서 더 많이 알렸으면
불교신자로서 교과서에서 배운 왕오천축국전을 남긴 인물을 기리는 혜초기념비를 찾은 기분은 남다르고 신기했다. 신라 성덕왕 때의 고승인 혜초는 서라벌(경주)에서 출발하여 당나라를 거쳐 인도에 도착한 뒤 세계에 대한 앎을 추구한 우리나라 최초의 선각자다. 그는 다섯개의 천축국을 거쳐 아랍에 이르기까지 현지의 견문을 기록한 왕오천축국전을 남겼다. 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에 관한 세계 유일의 기록이며 당시 실크로드와 세계문명사를 밝히는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으로서 연구가치를 지닌 중요한 자료다.
마지막으로 보물 565호 석조 비로자나불 좌상이 있는 심복사를 방문했다. 석조 비로자나불 좌상은 고려 말에 파주군 몽산포에 살던 천노인(千老人)이 덕목리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것이라고 한다. 불상 모실 곳을 찾아 옮기던 중 광덕산에 있는 지금의 심복사 자리에 이르자 갑자기 무거워져 여기에 모시게 되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불교신자로서 많은 불상을 보았지만 좌상이 굉장히 비범하면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을 받았다. 왜 이제야 심복사를 찾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택서부권 답사를 마치며 평택에는 많은 문화관광 명소가 있음에도 홍보가 부족해 미처 몰랐고 이제야 방문하게 되어 아쉽게 느껴졌다. 평택시민과 다른 지역의 관광객이 평택의 문화관광 명소를 찾을 수 있게 나부터 알려야겠다고 다짐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