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을 변함없이
맛있는 생선요리
순천식당은 안중 구시가지 한가운데서 20년간 자리를 지켜온 숨은 맛집이다. 생선요리 전문집으로 안중 토박이들 사이에 소문이나 주중 점심시간에는 자리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집의 주인은 신영순(70)·문명화(77) 부부다. 부인 신영순 씨가 순천식당의 맛을 책임지고 남편 문명화씨가 식당의 전반적인 운영을 맡아 20년간 함께 움직여왔다.
신영순씨는 “어머니가 일본 분이었는데 요리를 잘해 순천에서 갈비집과 야식당 등 여러가지 음식장사를 하셨다”면서 “이런 어머니 손맛을 이어받은 덕분인지 어려서부터 음식을 잘한다고 칭찬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혼 후 남편과 함께 고향 이름을 따 순천식당을 열었다. 주요리로 생선요리를 선택한 것은 전라도의 감칠맛을 내는 데 적합하다고 생각해서였다고 한다.
칼칼하면서 살살 녹는 갈치조림
순천식당의 대표 음식으로 갈치조림을 들 수 있다. 단골들이 “안중에서 갈치 조림은 순천식당이 제일”이라고 꼽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한상 차림으로 나온 갈치조림은 한눈에 보기에도 맛깔스럽다. 고춧가루, 마늘 등 갖은 양념이 듬뿍 들어간 조림 양념이 칼칼하고 깊은 맛을 만들어 낸다. 양념이 잘 밴 갈치는 입에 살살 녹아 밥도둑이 따로 없다. 여기에 달달한 무와 듬성듬성 썰어넣은 청양고추도 튀는 맛 없이 잘 어우러진다.
갈치조림 외에 조기매운탕, 생태탕, 동태탕, 대구탕, 생선구이 등도 남다른 정성을 기울여 만들다보니 각자 마니아가 있다고 한다.
밑반찬 벌교꼬막의 푸짐한 인심
한상 가득한 밑반찬도 이곳을 유명하게 만들었다. 직접 담근 김치와 제철 채소 무침. 버섯요리 등도 맛있지만 벌교 꼬막무침은 단연 뛰어나다. 꼬막으로 유명한 벌교에서 생산된 것이라 그런지 큼직하고 살이 꽉 차 있다. 매콤 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고 한접시를 가득 담아주는 인심이 손님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본요리와 밑반찬은 날마다 신선한 메뉴를 공급받아 만든다. 부부의 아들이 서울 가락동농수산물시장에서 식자재 납품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생선을 비롯해 벌교 꼬막, 제철 채소, 버섯류, 양념으로 쓰는 고추·마늘·파 등 모든 식재료를 신선하고 좋은 것으로 골라 내려보낸다고 한다. 특히 생선요리는 재료의 신선도가 맛에 큰 영향을 미치다 보니 아들의 지원은 식당이 안정되는 데 든든한 도움이 됐다.
요새 부부의 고민이 하나 있다고 한다. 신영순 씨가 “자꾸 자식들이 나이 드셔서 힘드니 식당을 그만두라고 채근한다”며 “20년간 일주일에 서너 번은 변함없이 이곳을 찾아오는 단골들과 정말 맛있게 먹었다고 다시 또 오겠다고 하시는 손님들이 보면 자식들이 뭐라 해도 어떻게 문을 닫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가족을 위해 밥상을 차리는 마음으로 순천식당을 운영해온 노부부의 진심이 느껴진다. 이들의 진심이 오래오래 전해질 수 있도록 순천식당만은 세월이 비껴가길 바란다.
이인재 시민기자
■메뉴: 갈치조림 4만5000원(대)·4만원(중)·3만5000원(소), 조기매운탕·대구탕·생태탕 3만~4만5000원, 생선구이 3만5000~4만원
■전화: 031-683-2072
■주소: 평택시 안중읍 안중로 114번길 4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