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제가 나라경제 위기에 빠트리고 있어"
대통령제 폐지하고 의회중심
민주주의로 가야 국운 상승
‘미래비전’ ‘국민통합’
‘민주주의 신념’ 리더십 갖춰야
이번 대선, 현명한 주권 행사로
민주주의의 축제로 마무리 되길
'저녁이 있는 삶'이란 화두를 던져 큰 반향을 일으켰던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4.15 총선 이후 정치권과 거리를 둬 왔던 손 후보는 "우리나라 정치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되겠다, 이번엔 정치를 반드시 바꾸겠다는 각오로 나왔다"고 했다.
대통령제 폐지를 제1공약으로 걸고 대권 도전에 나선 손 후보는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3년 전 목숨을 걸고 단식을 해서 도입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불씨를 다시 살리기 위해 나선다고 한다. 당시 법제화 과정에서 합의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사실상 사문화되고 말았다. 여기에 국민의당은 지역구 후보를 한 명도 내지 않아 제3지대에 대한 실리뿐 아니라 명분도 크게 약화되어 제3지대 후보들의 입지가 매우 좁다.
지금까지도 제3지대 후보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그동안 양당 간의 갈등과 분열을 조정하면서 타협과 협력을 주도해왔던 제3지대 후보들은 양당 후보들의 이중대로 불신을 받고 있다. 후보단일화와 정책 연대마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손 후보는 “한국정치의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 다원화사회로 전환되는 변혁기에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경제가 무너진다”고 경고하며 “민주주의의 본래 모습인 의회중심 민주주의로 돌아가야 한다”고 출마의 이유를 말한다.
손 후보는 "대선을 100일 정도 앞두고 출마에 나섰는데 내가 쉬운 싸움에 나선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그건 하늘에 맡기고 우리 국민께 대통령제 폐지에 대한 우리 진정성이라도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권력 구조 개편에 대한 불씨라도 살아남아 다음에 이를 다시 이룰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무소속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습니다. 다소 예상 밖인데, 바쁜 일정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평택시민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평택시민 여러분, 임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제가 평택항을 환 황해권의 거점항만으로 키우기 위해서 자주 드나들었던 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현곡, 어연산업단지 등을 외국인투자산업단지로 조성할 때, 미군주둔 국제도시를 조성할 때 시민과 함께 했던 일도 생각납니다. 그 후에도 평택이 크게 발전되고 있어서 매우 기쁩니다.
항만 배후단지에 입주할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함께 공동투자유치단을 구성, 운영하여 화물증가율이 전국 1등을 기록했던 기억이 새롭게 납니다. 앞으로도 평택이 미래첨단 100만 대도시의 꿈을 이루는데 저 역시 힘을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면으로나마 평택시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평택시민신문에게도 감사드리며 새해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지가 벌써 50여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후보께서는 대통령제 폐지를 1호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1호 공약에 대한 반응은 어떠한지요?
대통령제를 실시하는 선진국은 미국과 한국 뿐입니다. 미국은 의회가 예산권, 인사권, 감사권도 다 갖고 있어 의회 권한이 적지 않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상당히 강력하다고는 하지만 한 100여 년 동안 비서실장 하나 밖에 없을 정도로 대통령 비서실의 역할이 작았는데 우리나라는 모든 인사를 전부 다 대통령실, 비서실에서 하고 있습니다.
또 국회는 어떻습니까? 여당은 청와대 눈치만 보고 야당은 승자독식 구조에서 여당이 모든 걸 다 가져가니까 정권 투쟁에만 집중합니다. 그러니까 국회가 싸움판만 만드는 것입니다. 선거철에는 대통령 후보가 결정되면 곧바로 제왕적 권력을 갖게 되니까 국회의원들은 모두 줄서기에 바쁩니다. 국민들은 찍을 만한 후보가 없다는데 국회의원들은 자기 후보는 미화하고 상대후보는 헐뜯기에만 여념이 없습니다. 양 후보가 하기로 한 대장동 의혹과 고발사주 의혹에 대한 쌍특검마저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데 양당 국회의원들이 동조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도 대통령제의 폐해가 심각하게 드러난 선거로 국민 대다수가 공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역사상 유례가 없는 국운상승의 기회를 과거 일본이나 현재의 중국처럼 놓쳐 버릴까봐 크게 안타까워하는 상황입니다. 많은 국민들이 ‘정치 좀 제발 잘해라’고 오히려 걱정하고 있습니다.
내각제 개헌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는지요?
국회에 대한 불신이 매우 큰데 국회에 무얼 맡기냐는 지적도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제하에서는 모든 걸 청와대와 정당이 쥐고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못 하는 것입니다. 유럽처럼 의회중심주의가 되면 의회가 권력의 중심이 됩니다. 의회가 총리를 뽑고 의회 동의에 의해 장관이 임명되고 모든 예산이 의회에서 만들어집니다. 모든 정책이 의회에서 정당 간 협의로 결정이 되면 의원들이 그렇게 싸움만 할 수가 없습니다.
책임이 주어지고 권한이 주어지면 그에 따라 의원들의 수준과 자질도 높아지게 됩니다. 지금 당장은 의회, 의원들에 대한 불신이 크지만 의회중심주의로 권력 구조가 바뀌면 의원들의 수준과 품격이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독일이 의회중심주의로 소위 총리 민주주의라고 하는데 정치적인 안정이 돼 있어 살펴보니까 안전장치를 몇 개 갖고 있습니다. 총리를 의회에서 불신임을 할 수 있는데 불신임하려면 사전에 다음 총리를 뽑아놔야 할 수 있습니다.
의원 내각제가 흔히 많은 정당이 난립해서 정치적인 혼란을 가져온다고 했는데 여기는 5%가 되지 않으면 의회에 진입을 못합니다. 그 과정에서 제1당이 압도적인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니까 3당이나 4당과 연립 정권을 우선하게 되어 타협과 상생의 정치가 됩니다.
우리나라가 1948년 이후에 7명의 대통령이 나왔는데 그 중 4명이 감옥에 갔고 1명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2명의 민주화 운동 지도자는 감옥에 안 갔지만 자제들이 감옥에 갔습니다. 이렇게 불행한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의회 중심의 민주주의로 가자는 겁니다. 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대의제 민주주의가 바로 민주주의의 본래입니다.
같은 경기지사 출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해 평가한다면?
경기도는 우리나라 첨단 선진기술의 보고이자 세계적인 선도지역입니다. 그래서 제가 경기지사 때 구호를 <세계 속의 경기도>라고 했는데 이 후보가 경기지사 때 우리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 성장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SK하이닉스가 용인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지만, 3년이 지났는데도 규제와 민원으로 아직까지 첫 삽도 못 뜨고 있습니다.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를 하면서 온통 대선에만 정신이 팔려서 경기도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겁니다.
이 후보의 사례를 볼 때 이제 지방자치단체장은 대통령 선거에 나오려면 본선 뿐 만이 아니라 각 당의 경선에서도 나와서는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때부터 대선에 나와서 떨어지고 경기도지사가 돼서 3년 반이 지났습니다. 그 기간 동안 대선을 준비한 것 밖에 한 게 없습니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마음속으로 준비를 하는 건 모르겠지만 실제 경선은 당 경선 때부터 뛰면 안되는 것으로 제도화를 해야 합니다. 대통령으로서의 비전, 리더십이 보이지 않습니다.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검찰총장이 바로 대통령을 하지 못한다는 법은 없지만 정당에서는 이렇게 급조된 사람보다는 경험이 있고 세계를 보는 비전이 있고 민주주의에 대한 깊은 인식을 가진 사람을 후보로 내세우는 문화가 필요합니다.
윤 후보는 처음에는 국민적 지지가 높았고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공정의 가치’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대선 후보로 선출된 다음에 하는 행보를 보니까 내로남불이라고 하는 검찰권력의 속성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 후보나 윤 후보를 다 포함해서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뽑을 때가 되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대통령으로서 우리나라를 이끌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잘 보이지 않는 현실이 크게 개탄스럽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통령이 가져야 할 현 단계 중요한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가져야 할 리더십은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고 국민을 통합하고 민주주의를 제대로 발전시킬 수 있는 리더십이어야 합니다.
첫째, 미래에 대한 비전입니다. 지금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와 관련해서 서로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어서 우리는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미국은 자국 중심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려고 하고 중국은 중국대로 반도체 기술격차를 좁히고 추격하려고 하는 등 반도체 패권전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우리는 미국과 중국에 비해서 기술 격차가 비교적 크게 앞서고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앞으로는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도체에 이어서 새로운 미래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배터리, 바이오, 모빌리티, 우주항공산업 등에 대해서도 보다 능동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때입니다.
둘째, 국민을 통합할 수 있는 경륜과 도덕성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지금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했고 무역만 하더라도 무역 8대 대국으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사회적 양극화가 극심해져서 빈부간, 지역간, 이념간, 성별과 세대간 갈등이 크게 증폭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양당 후보들이 진영논리를 앞세우고 포퓰리즘적 공약들을 남발하고 있어서 선거 이후에도 양당간 싸움과 갈라치기가 더 심해질 것 같아 걱정이 되는 대목입니다.
3월 9일 투표일에는 국민 모두가 현명한 주권행사를 해서 대한민국의 미래발전의 커다란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통령선거야말로 가장 극적인 민주주의의 축제로 마무리되기 바랍니다.

지금 정치체제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아닌 제왕적 국회가 문제니라!!!
제왕적 국회를 타파해야 삼권분립을 말할 수 있음을 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