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근대화 성공은 조선후기 역량에 바탕을 둔 것”
조광 교수는 조선 시대사를 연구한 한국의 대표적인 역사학자로 조선후기사, 한국천주교회사, 실학과 안중근 연구 등에서 방대하고 탁월한 업적을 냈다. 가톨릭대 신학과,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을 받았다. 고려대 사학과 교수, 북경대 교환교수, 한국사학사학회장, 조선시대사학회장, 한일역사연구 공동위원회 총간사, 한국사연구회장, 한국고전문화연구원장,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조선후기 천주교회사 연구>, <조선후기의 역사인식>, <다산정약용의 민권의식 연구> 등 150편이 넘는 저서와 논문을 통해 한국사 연구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제12회 민세상 수상 소감은
가톨릭대 신학과를 마치고 역사 연구에 대한 관심이 생겨 1969년 고려대 사학과에 들어가 근대 민족주의 역사학자들이 쓴 책을 본 적이 있다.
민세가 쓴 <조선상고사감>도 그때 처음 접했다. 식민통치를 벗어나고 주체적인 역사인식을 가지기 위한 선생의 치열한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1970년대 중반엔 안재홍선집 간행을 준비하던 천관우 선생을 만난 적이 있다. 천관우 선생은 후학으로 실학 재조명에도 힘쓴 분이다. 당시 민세가 쓴 낡은 원고뭉치를 정리하면서 민세가 쓴 것으로 판단되는 익명의 글을 보여주고 제게 의견을 묻던 기억이 선하다. 부족한 사람이 과분한 상을 받아 감사하면서 계면쩍기도 하다.
인문학 위기의 시대라는 상황에서 역사학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인문학은 공기나 물과 같은 존재이다. 평상시에는 그 중요성을 잘 모르다가 위기가 닥치면 그때 비로소 그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는 분야이다. 과거 개발 만능의 시대에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낮았다. 이제는 기후변화의 위기를 막기 위해 전세계가 모여서 지혜를 모으고 있다. 자연현상도 사회분석도 모두 인간이해에 바탕을 두고 심화연구가 가능하다. 코로나 위기 극복 이후 인간 삶의 제대로 된 방향을 결정하는 인문학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조선후기 연구의 개척자로서 실학연구에 관심을 쏟게 된 배경이 있다면
일제강점기 식민통치를 겪으면서 조선 왕조의 모든 노력은 부정당했다. 백암 박은식, 단재 신채호, 민세 안재홍 등 민족주의 사학의 선구자들이 고대사에 관심을 기울인 것도 그런 이유라 할 수 있다. 제가 수십년간 관심을 기울여 다시 연구한 조선후기 사회는 매우 촘촘하고 조직적인 사회였다. 비록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자생적 근대화에 실패했지만 그 역량은 충분했다. 실학도 과거에는 그 근대성을 높이 평가했지만 최근 조선후기사 연구는 실학도 조선왕조 체제의 개혁성에 주목했던 노력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많다. 안재홍 선생도 1934년 조선학론을 언급하며 정인보 선생과 함께 다산의 <여유당전서> 교열 작업에 힘쓰고 관련 글도 다수 썼다. 최근 대한민국의 근대화 성공에는 조선후기 사회의 조직적 특성과 역량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천주교회사 연구에도 선구적 업적을 낸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기도 한데, 그 사회적 의미를 무엇이라 보는지
민세 선생도 그렇지만 역사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공통점은 당시 사회와 사람들에 대한 헌신이라고 생각한다. 김대건 신부는 천주교 첫 신부로 조선후기 신분제 사회를 비판하고 인간 평등을 강조했다. 또 유교 중심으로 사상의 통제가 심하던 사회에서 자유와 민권을 강조했다. 이런 새로운 흐름은 조선사회의 변화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고 그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
민세 선생을 배출한 평택시민과 지역사회 지도자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안재홍 선생은 평택이 배출한 자랑스러운 인물이다. 선생은 당대에 일제 식민통치에 맞서 여러 차례 옥고를 겪으면서도 절대 독립에 힘쓰셨고 해방후에는 통일국가를 만들기 위해 애쓰셨다. 최근 들어 민족주의에 대한 비판적 흐름이 있다. 민족주의가 과거에 집착하면 그럴수 있다. 그러나 국제화 시대에도 민족주의는 그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안재홍 선생이 주창한 다사리정신을 평택에서 더 키우고 연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택항, 삼성전자 등 경제적 역량이 커지는 것과 함께 지역의 정신적 지주를 만들어야 한다. 평택에 있는 안재홍 선생 고택 주변에 안재홍역사공원과 기념관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곳이 선생의 정신을 알리고 더 깊이 연구하는 뜻깊은 공간으로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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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는 수천년 유교사회입니다. 공자님 이전의 始原유교는 기독교에서 말하는 예수님 이전의 구약성서 시대에 해당됩니다. 하느님(天).神明,조상신 숭배가 유교의 큰 뿌리입니다. 유교는 국교로, 주변부 사상으로는 도가나, 음양가, 묵가사상등이 형성되었고, 법가사상은 이와는 다른 현실적인 사상이며, 국가의 통치에 필요한 방법이었습니다(진나라때 강성하고, 유교나 도교와 달리, 한나라때 율령이 반포되어 이후 동아시아에 유교와 별도의 성격으로 국가통치에 활용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