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나무 정원
잠못이루는밤
거실에 우두커니 앉아
창밖을 바라보면
교교한 달빛아래 고운 자태로
비바람에 흔들리는 여린 모습으로
버팀목이 되어준 단풍나무는
색색의 빛깔로 물들어간다
함께 보낸 시간만큼
내 가슴도 따뜻하게 물든다
서로 물들고 물들이며
살아가는 세상
이왕이면 고운물 들이는
사람이고 싶다.
* * *
나목(裸木)
떠나면 떠나도록 내버려둬
만남과 이별 잦은 세상살이
따뜻하게 덮고 있던
단풍이불마저 걷히고
볼품없고 왜소한 알몸 드러나
뭇사람들 손가락질 받을지라도
부끄러워하거나 주눅 들지 마
머지않아
눈부시게 빛나는
하얀 꽃이 피어날 테니.
평택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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