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즐기는 태국 현지의맛
고덕국제신도시 초입에 있는 작은 식당 ‘하타’는 태국 현지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테이블이 3개 남짓 자그마한 규모로 태국의 길거리식당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진한 국물로 태국 현지의 맛을 낸 태국식 소고기쌀국수, 잘게 썬 돼지고기볶음과 바질이 어우러진 팟가파오무쌈, 그린 파파야를 찧어서 만든 태국식 샐러드 솜땀이 대표 메뉴다.
고정관념을 넘어선 자신의 맛
하타는 유인선(40) 대표가 혼자 운영한다. 1인 식당이라 음식이 나오는 속도가 느린 편이지만 주문하면 바로 조리해 나오는 요리이기 때문에 특유의 매운맛과 신맛, 단맛, 짠맛, 그리고 허브 등에서 오는 은은한 쓴맛까지 다섯 가지 맛이 조화롭다.
시작은 3년 전 우연히 캐나다 사람이 태국 요리사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촬영한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였다. 태국 음식을 좋아해선지 그 요리사들이 멋있어 보였고, 태국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음식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넘어 자신만의 맛을 찾게 됐다. “보통 쌀국수 하면 양파절임이나 스리라차 소스가 들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요. 하지만 막상 태국에 가보면 쌀국수에 베이컨을 넣는 등 자유롭게 다양하게 음식을 만듭니다.”
그리고 유인선 스타일의 태국음식을 선보이겠다는 마음으로 하타의 문을 열게 됐다. “쌀국수라 해도 베트남 쌀국수 다르고 태국 쌀국수 달라요. 우리나라 냉면이 평양냉면, 함흥냉면, 진주냉면 다르듯이 태국 쌀국수도 방콕, 치앙마이, 이산 등 지역에 따라 맛과 스타일이 다릅니다. 여러 맛과 스타일 중에서 제가 찾은 맛을 신선한 재료를 써 맛있게 손님들에게 내놓고 그 맛을 인정받고 싶습니다.”
쌀쌀하면 생각나 ‘쌀국수’
하타의 대표 메뉴는 소고기쌀국수. 처음 만들어본 태국음식이 쌀국수였고 유 대표의 맛을 찾기까기 수년간 밤을 새웠을 정도로 자부심을 느끼는 메뉴다. 소고기 고명, 파·숙주 등 채소를 얹어나온다. 중간 굵기의 면이 아삭한 채소와 잘 어울린다. 국물은 진한 고깃국물 그 자체다. 달콤한 맛이 감도는데 깊고 시원하다. 소고기 고명은 아롱사태로 만들어선지 쫀득쫀득한 젤라틴에 쭉쭉 찢어지는 식감이 일품이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지는 요즘 같은 환절기에 먹는다면 든든하면서도 입맛을 돋워주는 데 제격이라 할 만하다.
태국식 돼지고기덮밥인 팟 카파오 무쌈은 짭조름하면서 익숙한 맛이 난다. 반숙 노른자를 톡톡 깨서 간장 소스로 볶은 돼지고기를 밥에 넣고 쓱쓱 비벼 먹으면 된다. 밥과 돼지고기볶음만 비비면 퍽퍽한 느낌이 드는데 노른자가 싸악 스며들어 촉촉함이 살아나고 간도 맞게 된다.
솜땀은 유 대표 표현에 따르면 ‘정말 만들기 힘든 샐러드’다. 이유를 찾아보면 재료인 그린 파파야 때문이다. 그린 파파야는 억세기 때문에 절구와 공이를 사용해 잘 으깨 식감을 살려줘야 한다. 새콤하면서 매콤하고 짭짤하기도 한 복잡하고 섬세한 소스도 매력적이다.
계속 변화하는 메뉴들
이곳 메뉴를 보면 많이 알려진 태국음식인 똠양과 태국식 전통 볶음밥인 카오팟이 없다. 올초까지 꽤 인기가 높은 메뉴였지만 최근에 메뉴에서 뺐다고 한다. 그 이유를 들어 보니 태국음식을 향한 유 대표의 진정성을 알 수 있다. 먼저 똠양은 손님들에게 내놓을 만큼 완성된 맛이 아니라는 생각에 고민 끝에 뺐다고 한다. 카오팟을 없앤 이유를 묻자 유 대표는 “아무리 연구하고 정성들여 만들어도 카오팟은 손님들에게 볶음밥은 볶음밥일 뿐 그 이상은 될 수 없더라”라며 씁쓸해했다.
앞으로도 유 대표의 도전은 계속 될 듯하다. “더 신선하고 더 맛있게 태국음식을 만들고 싶습니다. 문제는 주문을 받아 조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려요. 이 방식을 유지할 생각이니 느긋하게 천천히 맛보고 싶은 분들만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 메뉴: 소고기 쌀국수 9500원, 팟가파오무쌈 9500원, 쏨땀 14000원, 태국식 청경채볶음 11000원, 코코넛밀크 3000원, 타이밀크티 4000원
■ 주소: 평택시 고덕면 고덕국제3길 67-3
■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 개장
■ 전화: 031-667-7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