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취임식

 

아들이 공군 대대장으로 
취임한다는 소식이 왔다
고속버스에 몸을 맡기고 달려간 원주
취임식을 기다리는 내내
가슴 떨리는 긴장감의 무게를 짓누르며
아들의 성장기가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오늘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과 중압감이
가슴을 짓눌렀을까
나를 자랑스러운 어머니로 만들어주고
나의 존재를 더욱 빛나게 하는 아들
이제는 나라를 위해 기꺼이
제 몸을 바치려는 사나이
그 얼굴을 보는 순간
기쁨과 환희가 교차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대대장의 어머니로 단상에 나란히 앉으니
수많은 아들들이 보인다
언젠가는 임무를 끝내고 돌아올 아들을 위해
나는 조용히 묵주를 꺼내든다

 

옛날이 좋아

 

굴뚝연기에 이끌려 집으로 돌아오던
그 시절이 좋았다
밥 끓는 냄새도 좋았고
황토를 개어 곱게 말린 부뚜막도 좋았다
큰 소리로 동네방네 내 이름을 외쳐 부르며
“정옥아 밥 먹어라”하던
어머니의 목소리는 더 좋았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뀐 시대를 살면서
쉬이 적응하지 못하고
시대착오를 일으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눈치 보며 물어보는 서러움이 있다
불편하고 거북한 것들에 적응하면서도
그리운 아날로그 시대
새로운 것들은 염치없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나의 추억들은 문명 속에 묻혀 몸살을 앓는다
어떤 날은 
어머니의 황토부뚜막에서 하염없이 졸고 있던
고양이가 부럽고
어떤 날은 불기 남은 따뜻한 아궁이가 그리워진다
어머니의 무릎을 베고 옛이야기 들으며
꿈을 꾸던 그 옛날이 마냥 좋아라 

 

박정옥평택문인협회 회원평택시자원봉사센터 명예기자평택남부노인복지관 이용자대표회의 회장
박정옥
평택문인협회 회원
평택시자원봉사센터
명예기자
평택남부노인복지관
이용자대표회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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