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미 평택시의회 의원
권현미 평택시의회 의원

유럽연합(EU)는 탄소절감에 진심이다. 유럽연합은 7월 14일 탄소국경세 제도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 탄소국경세 제도는 유럽연합이 수입하는 제품이 유럽연합 내 제품보다 탄소배출이 많은 경우 탄소배출 비용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년 후인 2023년부터 3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2026년에는 본격 시행된다. 철강과 알루미늄, 시멘트, 전력, 비료 등 5개 품목을 대상으로 하지만 향후 점차 모든 품목으로 적용 대상을 넓힌다. 미국도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세와 비슷한 법안을 마련 중이라고 하니 이제 탈탄소 정책은 몇몇 식자층이 외치는 캠페인 이상으로의 적극적 대처가 필요한 상황이 되었다.

최근 한국은행이 조사통계월보 제75권 7호에 ‘주요국 기후변화 대응정책이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탄소국경세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게재된 바에 따르면, 탄소국경세는 우리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와 이에 영향을 받는 중국 등 주요 교역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감소등을 통해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산업별로 보면 탄소집약도가 높고 수출비중이 큰 운송장비(자동차·선박, 유럽연합 부과 시 0.16%p, 미국 부과시 0.15%p), 금속제품(철강, 0.10%p, 0.13%p), 화학제품(합성수지·의약품, 0.10%p, 0.09%p) 수출에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다만 앞으로 우리 기업이 국내에서 부담하는 탄소배출 비용을 인정받아 탄소국경세를 감면 받을 경우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평택은 새로운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과정
17곳에서 이뤄지는 도시개발사업은 
에너지 관련 기반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탄소배출량 줄이는 노력은 이제 필수인 시대

<글로벌 그린 뉴딜>에서 저자인 제러미 리프킨은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한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 제일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좌초재산’에 대해 말한다. 즉, 화석연료 중심의 기반에 대한 포기이다. 화석연료 중심의 문명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사회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전쟁과도 같은 변화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화석연료기반 내연기관들, 도시의 운영시스템 전반을 포함한다. 이는 파괴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움이기에 많은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탈탄소에 걸리는 시간은 그 저항의 크기만큼이나 더딜 것이다.

지금 평택은 새로운 인프라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기이다. 평택시내 17개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도시개발사업들은 민간이 주도하건 공공이 주도하건 간에 무엇보다도 에너지 관련기반 시스템을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청정재생가능 자원으로 내수전기의 대부분을 감당할 수 있게 하고, 건축물과 교통인프라들을 그린뉴딜의 관점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고, 에너지 효율을 점검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오늘도 세계는 당면해 있는 기후변화로 인해 미국에 거대한 산불이 타올랐고, 또다시 돼지열병에 대한 기사를 접할 수 있었다. 금방 지나갈 줄 알았던 코로나19는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중소상인들의 시름과 밥상머리 채소값의 상승으로 휘청이는 가계 모두 결국 기후변화가 범인이다. 그리고 매일처럼 뜨거워지는 이 지구가 쉬지 못하게 만드는 범인은 우리 안에 있다.

유럽연합은 탄소국경세라는 이름으로 기후변화 속도를 늦추는 데 진심이어 보인다. 미국도 그 진심에 합류할 수 있다. 강대국들의 이런 움직임들은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을 변하게 하고 있다. 이제 탄소는 무기가 되었다. 탄소국경세 제도가 순항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필수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 새로운 비닐을 몇장 사용하고 버렸나? 일회용 컵에 담긴 커피는 몇잔이나 마셨을까? 개인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노력은 했나? 채식을 하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던데, 우리 식탁은 어떤 모양인지. 이제는 좀 더 구체적이고 실행해야만 하는 개인들의 노력이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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