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자평택시재능나눔소금꽃마을공동체문화공간숯 대표
최선자 대표
평택시재능나눔 소금꽃
마을공동체 문화공간숯

평택시 인구가 55만을 넘겼다. 산업화와 개발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이처럼 활력과 비전이 넘치는 경기남부의 중추적 도시인 평택에 박물관이 한 곳도 없다는 사실은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이런 가운데 ‘평택박물관 건립 토론회’가 7월 7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렸다. 7월 말로 예정된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전 타당성 최종평가를 앞두고 열린 이날 토론회는 홍기원국회의원실이 주최하고 평택정책포럼이 주관하고 평택시가 후원했다.

평택시가 추진하는 평택역사박물관은 국비 28억원, 시비 347억원 등 375억원을 투입해 고덕국제신도시 중앙공원에 건립될 예정이다. 부지 면적 1만1780㎡, 건축전체면적 8000㎡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주변에 시립중앙도서관, 평화예술의전당, 어린이창의체험관 등이 함께 조성돼 지역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하는 문화벨트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민이 공감할 수 있게 
평택의 정체성 세우는 것이 중요
전문가뿐 아니라 시민 참여를 보장해
투명한 추진, 의견수렴 과정

평택시는 지난해 문체부 사전평가 탈락을전화위복으로 삼아 다른지자체가 갖지 못한 콘텐츠로 모범적 사례를 만들어 전국에서 평택박물관을 찾을수 있는 좋은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관람객 유치 방안, 재정 운영 현실화, 공간배치, 내외부 동선, 소장품 추가 확보, 수장고 건립 등 보완사항을 철저히 준비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귀영 전 국립고궁박물관장은 “박물관은 콘텐츠를 담는 그릇이다. 그 그릇은 일정한 크기가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성장하고 채워가는 그릇”이라며 “평택역사박물관은 평택의 정체성을 담는 그릇인 동시에 평택의 역사와 문화 콘텐츠의 질과 양을 키워내고 성장시켜 나가는 주체”라고 말했다.

문화도시 평택을 지향한다면 지역박물관 건립 필요성에 대다수가 공감할 것이다. 평택박물관은 평택의 역사와 평택 사람들의 삶을 담아야 한다. 평택이 어떤 곳인지를 알리고 평택의 역사와 삶을 보여주며 평택 사람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 가치를 공유하는 공간이 바로 평택박물관이다.

많은 사람이 평택의 정체성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지만 어떤 콘텐츠를 담아낼지에 관한 고민은 아직 충분치 않아 보인다. 당장 평택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삼성전자 평택공장, 평택항, 평택미군기지 등 현재 평택을 상징하는 단편적인 것들은 떠올라도 평택의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종합적이고 일관된 이미지, 바로 ‘평택(역사)의 정체성’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먼저 평택의 정체성 찾기가 시민사회 공론화를 거쳐 이뤄졌으면 한다. 평택역사박물관 건립 준비 과정에서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했고 어떤 역사를 담으려는지에 관해 시민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됐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민이 공감할 수 있게 평택의 정체성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평택시민의 삶의 질과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전문가 참여뿐만 아니라 시민 참여를 보장해 투명한 추진과정, 의견 수렴으로 시민이 사랑하는 박물관이 탄생되었으면 한다.

평택의 역사를 잘 녹여낸 구체적인 전시기획을 기대한다. 평택은 역사가 오랜 곳이다. 선사시대에서 시작해 삼국시대, 조선시대 그리고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어느 장소보다 역동적인 곳이었다. 평택 곳곳에 넓게 분포된 역사를 잘 살려 평택시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느낄 수 있게 해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문화적 다양성 측면에서 현재 진행 중인 역사박물관을 시작으로 평택의 정체성과 미래가치에 부합하는 박물관들을 순차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박물관은 89개, 미술관은 267개이다. 인구와 면적에 비춰볼 때 평택에는 국공립박물관이 적어도 4개는 있어야 한다.

향후 평택박물관은 품격 있는 문화도시 평택의 위상을 확인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다. 문화도시는 개발에만 치우치지 않고 개방성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시민이 문화를 삶속에서 즐기고 체감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도시라 정의하고 싶다. 시민의 참여와 활발한 논의 속에서 평택의 과거를 돌아보고 현재를 들여다보며 희망찬 미래를 열어가는 지속가능한 좋은 박물관이 탄생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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