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준장인산편지 작가독서운동가수도군단사령부 부군단장​​​​​​​평택고 졸업
김인수 준장
인산편지 작가
독서운동가
수도군단사령부 부군단장
평택고 졸업

올해도 어김없이 유월, 호국보훈의 달이 찾아왔다. 6.25 전쟁이 일어난지 벌써 71년이 지났지만 우리에게 있어 전쟁은 끝나지 않고,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아직도 우리 곁에 돌아오시지 못하고 묻혀 계시는 분들이 수없이 많고, 살아 남으신 분들의 응어리와 한이 다 풀리지 않은 전쟁이기에 그리 많은 세월이 흘러도 아직 할 말이 많다.

‘유월의 땅이 전하는 말’이라는 시로 시인이 된 저는 유월의 시인, 호국시인으로 불려왔다. 부족한 마음이나마 해마다 유월이 오면 유월의 땅이 전하는 말을 듣고, 유월의 산하에 묻힌 분들이 직접 토해내는 말을 세상에 전하고 있다. 오늘은 이 유월의 시, 유월의 노래를 한 번 들어줬으면 한다.

 

“목뼈에 겨우 걸린 군번줄 하나
겉피도 문드러져 알몸으로 뒹구는 수통
총칼도 녹슬어 던져진 땅에서, 우린
죽어서마저 싸우며 버티고 버티었지 (중략)
아아! 어찌 늦었는가, 지금까지 뭐 했는가
품었던 물음들이 울음 되어 터지고 나서야
우린 조국의 아들로 비로소 돌아왔노라”
(졸시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일부)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6.25전쟁에서 전사한 국군은 총 13만7899명에 이른다. 이 중에 아직 12만4000여 위의 호국용사들이 아직도 차가운 땅 속에 묻혀 있다.

이분들을 우리의 품으로, 조국의 품으로 다시 모셔오는 숭고한 일이 6.25전사자 유해발굴이다. 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바쳤으나, 미처 수습되지 못하고 아직도 이름 모를 이 산하에 잠들어 있는 호국용사들의 유해를 찾아 모시는 숭고한 호국보훈 사업이다.

안타까운 것은 지난 2000년부터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이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총 1만967위의 유해를 발굴했고 그중에서 신원이 확인된 분은 164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만시지탄이다. 먹고 살기 어려운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 모두는 그분들을 잊고 살았다. 살아 는 자들이 먹고 살 일을 걱정하느라 그분들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

뒤늦게 깨닫고 찾으려 노력하지만 여러 어려움이 많다. 주요 격전지는 각종 개발로 인해 훼손된 지역이 많고 증언을 해줄 참전용사들도 대부분 고령이시라 생존해 계신 분들이 그리 많지 않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방부가 2007년부터 유해발굴감식단을 창설하여 전문적인 조사와 탐사, 발굴, 감식, 추모행사 등을 거행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우리 모두는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이 번영된 조국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음은 오로지 누란의 위기에서 피를 뿌리고,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의 희생 덕분임을….

그리고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그분들이 우리 곁으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일을 놓지 말자. 그분들의 희생을 기억하지 않고 기리지 않는다면 어느 누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겠는가? 그래서 호국보훈은 국민으로서의 책무이자 도리라 할 수 있다. 유월은 우리에게 분명한 의미를 전한다. 바로 기억과 다짐이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그리고 기억해야 하고 다짐해야 한다. 유월의 땅이 전하는 말을 들어야 하고, 그들을 조국의 품으로 모셔야 한다. 이는 목숨 바쳐 이 나라를 구한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인해 이 땅에서 자유와 행복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의무이자 책무이다. 무엇보다도 숭고한 인간 사랑의 실천이다.

올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당신이 느끼는 행복, 당신이 누리는 자유와 평화가 그냥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길 빈다. 어느 누군가의 피와 땀과 눈물로, 그 숭고한 죽음과 희생으로 얻어진 것임을 가슴 깊이 담길 소망한다. “Freedom is not free.” 자유는 거저 얻는 것이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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