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현미 의원평택시의회
권현미 
평택시의원

평택시의원이 된 지 1년이 되었다. 민원 해결은 시의원의 주된 업무이기도 하다. 의원이 되고 나서 많은 민원인을 접했다. 가장 많은 민원은 불을 밝혀 달라는 것이었고, 때로는 귀를 기울이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리고 공무원과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것도 역할 중의 하나였다.

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시의원이 되고자 했다. 하나하나 문제 해결의 경험치를 쌓아가면서, 시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것과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찾기 위해 고민한다. 때로 상대가 있는 경우에는 객관적인 자료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기에 의회 사무국을 통해 자료를 요청하기도 한다.

지난 3월 10일 저녁 반가운 전화를 한 통 받았다. 특수가스공장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던 때의 인연이었던 신부님이셨다. 어려운 시기에 힘이 되어주셨던 신부님은 억울한 민원인이 있으니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하셨다.

반가운 마음과 평택시의원으로서 시민을 위하는 일이라고 확신하며 민원인을 처음 만났다. 모두가 퇴근한 늦은 저녁 시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하는 그녀를 처음 만났다. 목소리는 떨렸고, 슬퍼 보였다. 상황을 잘 파악하기 위해 가져간 수첩 가득 그녀의 이야기를 적어 내려갔다. 많은 상황에 관해 이야기했고, 들은 이야기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것 같았기에 더 정확한 상황이 궁금해졌다. 그녀가 일하는 일터는 시 예산이 사용되는 곳이기에 방문하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직장 내 괴롭힘 호소하는 민원인 만난 후
정확한 상황 알고자 에바다복지관 방문
자료 요청이 시의원이 해선 안 될 일이라니

사람이 서로 만나려면 마음이 필요
여전히 시의원으로 최선 다할 것

담당 과장을 비롯한 시청 직원들과 함께 방문한 에바다장애인복지관은 낡았고, 수리가 필요해 보였다. 관장은 시예산이 사용되면 좋을 것 같다면서 물이 새는 지붕을 보여주었고 불편한 시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친절한 관장은 직접 문을 열어서 치료실도 보여주었다. 민원인의 이야기를 정확하게 알기 위해서는 일하는 분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판단해 잠깐의 인터뷰도 진행했다. 물론 관장과도 민원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대다수의 민원이 그렇듯, 상대가 있으면 주장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아프고 힘들어 보였던 민원인의 이야기와 일하는 직원들, 관장의 의견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그랬기에 정확한 근거자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복지관을 나오면서 장애인 복지관의 정상화를 위해 애쓰는 관장에게 고생이 많으시다며, 계속 애써 달라 당부드렸다. 그리고 정확한 상황 파악을 위해 시청 과장에게 관장과 민원인이 언급했던 업무 관련 자료를 부탁드리고, 그날의 일정은 끝이 났다.

이런 과정이 누군가에는 갑질로 비쳤나 보다. 시의원 갑질 논란이 일었다. 당혹스럽다. 안내를 받아 돌아본 복지관 방문이 교수권 침해와 업무방해로 비쳤고, 자료요청은 시의원이 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시의원으로서 민원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었을까 고민하게 된다. 정확한 상황을 알기 위해 애썼던 것이 갑질로 비친다니 유감스럽다. 갑질 논란 이후에 에바다 복지관과 노조원들 사이에 이전에 불협화음이 있었고, 많은 분이 이 일에 관심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시의원이라는 공인으로서 갑질로 비친 행동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숙고하는 중이다. 시의원으로 어떻게 일과 관계 맺고, 사람과 관계 맺고 있는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는 것이 목표일 때, 질문은 심문이 되기 쉽다 했던가. 사람으로 서로 만나는 일은 그냥 되지 않는다. 머리가 아닌 마음이 필요한 일이다. 시민들이 정말 행복하게 생활하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문제가 있다면 어떻게 고쳐야 할지 등의 문제에 여전히 깊은 관심이 있다.

그래서 여전히 시의원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에바다 복지관이 내부의 문제를 부디 잘 해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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