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엄지척한 미국 정통의 맛
팽성읍 캠프 험프리즈 앞 안정리쇼핑몰 거리에 위치한 ‘크레이지 윙즈&버거’에서는 한국인을 찾기 어렵다. 매장에서 식사를 하거나 포장을 하려는 미국인들로 계산대는 쉴 틈이 없다. 이곳 인기 비결은 바로 ‘미국 정통의 맛’을 그대로 재현한 데 있다.
지현숙(73) 대표는 “서울 등에서 인기를 끄는 쉐이크쉑 버거(일명 쉑쉑버거)보다 우리 버거가 더 맛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자부심은 미국 조지아주에서 30년간 버거 전문점을 해온 경험에 근거한다. 실제로 이곳의 버거는 접해온 수제버거와는 조금 다르다. 채소와 버거 번 그리고 쉬림프버거에 넣는 새우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미국에서 들여와 조지아주에서 만들던 대로 만든다. 버거 번의 경우 전문업체에 미국에서 만들던 방식으로 구워달라고 요청해 공급받고, 양상추·양파 등 채소는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 우리나라에서 재배한 것을 쓴다.
직접 개발한 소스로 풍부한 맛 살려
이곳 버거 맛의 또다른 핵심은 소스다. 지 대표가 개발한 다양한 소스가 맛을 한층 풍부하게 해준다. 크레이지 소스, 핫소스, 미디엄 소스, 마일드 소스 등 맵기의 강도를 달리해 즐겨도 좋고 허니바베큐 소스, 허니 갈릭 소스, 허니 머스타드 등 달콤한 맛도 만족스럽다. 이들 소스를 만드는 후추·꿀 등 역시 미국에서 가져온다.
지 대표는 “패스트푸드 버거는 등급이 떨어지는 고기나 채소 등을 쓰기 때문에 소스 맛이 강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 소스는 재료 자체의 맛을 살리고 풍미를 돋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맛있게 버거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정확히 152g의 소고기로만 패티를 만든다. 일부 버거 전문점에서 돼지고기를 섞어 만드는 경우도 있다. 지 대표는 오로지 소고기만을 사용하되 특유의 조리법으로 깊은 풍미와 부드러움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빵 사이로 소고기 패티, 양상추, 체다치즈, 베이컨 등이 쌓여 있어 한입에 먹기 부담스러울 정도로 두툼하다는 것. 지 대표는 “번을 망설이지 말고 꾸욱 눌러 버거를 먹기 좋은 두께로 납작하게 한 다음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상태로 먹는 게 미국식”이라고 권했다.
기본인 치즈버거에서 시작해 베이컨 치즈버거, 데리야끼 버거, 크레이지 버거, 아보카도 치즈버거, 스파이시 버거, 쉬림프 버거 등이 있다. 쉬림프 버거는 그동안 접했던 새우 맛을 낸 새우버거가 아니라 두꺼운 패티 위에 국내산 생새우를 올린 진짜 새우버거다.
흑인들의 소울푸드라는 ‘핫윙’
크레이지 윙스&버거라는 상호에서 알 수 있듯이 윙스도 이곳의 대표 메뉴다. 지 대표는 “닭날개로 만든 윙스는 흑인들의 소울푸드라 할 수 있다”며 “조지아 등 미국 남부 지역에서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왔던 흑인들이 개발한 요리”라고 설명했다.
당시 흑인 노예들은 백인 주인들이 먹지 앉고 버리는 닭 부위를 가져다 요리했다고 한다. 이를테면 닭날개, 닭발, 닭모래집 등이다. 지금은 닭날개가 콜라겐도 풍부하고 맛도 좋다며 인기를 끌지만 그때에는 먹지 않고 버리거나 기껏 육수를 만드는 데 쓰였다. 남부의 더운 날씨에 상하기 쉬운 부위를 요리하려니 튀기는 것이 최선이었고 여기에 아프리카에서 했던 방식대로 양념을 만들어 버무린 것이 바로 그들만의 닭날개 요리인 ‘윙스’라 한다.
미국식 윙스는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방식과는 조금 다르게 만든다. 닭봉을 제외한 날개 부분만을 쓰고 튀김옷을 입히지 않으며 닭껍질이 기름이 쏙 빠져 바삭바삭해질 정도로 튀긴다. 그리고 이 닭날개를 각종 소스에 버무려 낸다. 뜨거운 상태에서 버무리면 바삭바삭한 닭껍질 위로 윤기가 도는 소스 막이 얇게 생긴다. 또 윙스를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는 닭의 크기다. 만족감을 줄 만큼 살이 통통해야 하기에 판매하는 닭 중 가장 큰 것을 쓴다고 한다.
바삭바삭한 첫맛이 입맛을 돋우는 데다 야들야들한 살코기에서 감칠맛이 난다. 소스에 미국산 꿀을 넣어선지 우리나라 꿀의 깊은 단맛과는 차이가 난다. 가벼운 느낌의 단맛이 입안에 감돌다 산뜻하게 사라진다. 아주 매운 크레이지 핫 윙즈를 시켰을 때 함께 나온 랜치 소스에 찍어 먹어도 좋다. 달달하고 상큼한 소스가 매운맛을 잘 감싸준다. 버거와 윙스 외에도 각종 볶음밥·샐러드·초밥·롤·튀김 등도 맛볼 수 있다. 지 대표는 “크레이지 윙스&버거는 미국인들에게는 조지아식 집밥을 파는 곳”이라며 “좋은 재료를 쓰고 정성을 들여 요리하며 푸짐하게 내놓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 메뉴: 치즈버거 7500원, 베이컨 치즈 버거 8500원, 크레이지 버거 9000원, 데리야끼 치즈버거 8500원, 쉬림프버거·아보카도치즈버거·하와이안버거 10500원, 패티 추가 3000원, 윙즈 12000원(12조각, 소스 선택 가능), 프렌치 프라이 4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