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븐구이로 생선 본연의 맛 살려

생선구이 전문점 어담을 찾았다. 소사벌 비전스퀘어 2층에 있는데 넓직한 주차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요즘은 대부분 이동이 편리하고 주차시설이 좋은 곳을 찾기 마련인데 이런 점에서 어담은 기본 점수를 충실히 안고 들어간다. 이런 넉넉함은 가게 안에서도 그대로 느껴진다. 외부가 그대로 보여지는 넓은 창을 배경으로 테이블이 시원시원하게 놓여있다. 식당이 아니라 마치 분위기 좋은 카페 풍경이다. ‘프리미엄 생선구이 전문점’이라고 붙힌 상호가 무색하지 않다.

 

다양한 생선구이로 특화

신동환(35) 어담 사장
신동환(35) 어담 사장

어담은 생선구이를 전문으로 생선조림과 탕류를 주 메뉴로 한다. 어담을 운영하는 신동환(35) 사장의 추천으로 어담 대표 음식인 모듬생선구이를 주문했다. 2인분·4인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일반생선구이 전문점에서 잘 나오지 않는 다양한 생선이 메뉴에 적혀 있다. 주문하고 창밖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고등어·가자미·열기·갈치·조기·꽁치 등이 구어져 접시에 담겨 나온다. 한눈에 보기에도 푸짐하고 먹음직하다. 겨자를 넣은 소스에 살짝 찍어 한 점 한 점 먹어본다. 각 생선마다 육질과 풍미를 지니고 있다. 모든 생선이 담백하고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볼락이라고 불리는 열기 같은 쉽게 접하지 못하는 생선을 맛볼 수 있어 만족감이 남다르다. 유독 찰진 흰쌀밥에 생선을 얹어서 먹으니 어느새 한 그릇이 뚝딱, 밥도둑이 따로 없다.

 

오븐구이로 담백한 맛 살려

신동환 사장이 평택에 생선구이집 어담을 열게 된 데에는 부모의 영향이 컸다. 그는 “강화도가 고향이라 사방이 바다인 그곳에서 어려서부터 다양한 생선요리를 접했다”며 “특히 부모님이 강화도에서 오랫동안 작은 생선구이집을 운영했는데 두 분이 해주시는 생선구이 맛을 따라올 곳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우연한 기회에 평택에 자리 잡은 신 사장은 평택에 생선구이 전문점을 내기로 결심하고 부모를 설득했다. 신 사장은 “어담의 매장관리와 운영은 제가 맡고 생선구이 맛은 부모님이 책임져 주신다”며 “오랜 경험이 있는 부모님이 주방을 지켜주시니 정말 든든하다”고 자랑했다.

어담을 열기 전 맛을 향상시킬 고민도 많이 했다. 생선은 아무래도 육질이 부드럽고 손상되기 쉬워 본연의 모습과 담백한 맛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어담은 건강에 좋고 다양한 생선의 맛도 살릴 수 있는 오븐구이 방식을 고집한다.

앞으로 신 사장의 목표는 어담이 맛과 편안함에서 평택에서 첫 손가락 꼽히는 생선구이전문점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강화의 역사가 담긴 젓국갈비

강화도 토속음식인 젓국갈비
강화도 토속음식인 젓국갈비

생선구이 전문점인 어담에서 유일하게 맛볼 수 있는 육류요리가 있다. 바로 젓국갈비이다. 젓국갈비는 강화도 토속음식으로 유명한데 강화도를 여행할 때 많이 추천받는 요리 중 하나다. 제주도의 갈치국만큼이나 육지 사람들에게는 낯선 요리지만 신 사장의 어머니가 고향에서 오랫동안 해오던 요리인지라 자신있는 맛을 전하기 위해 메뉴에 추가했다고 한다.

젓국갈비는 돼지고기에 다양한 야채와 두부를 넣고 맑게 끓인 탕이다. 음식모양을 보고 처음에는 맛이 심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새우젓으로 간을 해서 은은하고 깊이 있는 맛이 느껴진다. 푸짐하게 넣은 두부나 고기 또한 이런 국물 맛이 배어 자극적이지 않다.

여기에 더해 젓국갈비가 탄생된 이야기를 듣다보면 이 맛이 더 깊이 있게 느껴진다. 고려시대 몽고의 침입으로 고려 조정은 항전을 위해 강화도 천도를 단행했다. 당시 섬의 백성들은 척박한 상황 속에서도 왕에게 뭔가 맛있는 음식을 올리기 위해 고민했고 갖은 야채와 돼지고기, 새우젓을 넣어 끓여서 만든 음식을 올렸고 이것이 바로 젓국갈비의 유래가 되었다. 이후에도 국가의 중요한 요새였던 강화도는 병인양요·신미양요 등 오랜 항쟁의 역사를 겪었고 적은 식량으로 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젓국갈비는 계속 살아남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화의 역사가 담긴 젓굴갈비와 함께 신 사장이 직접 내린 더치 커피와 국산차도 맛볼 수 있다. 카페 같은 식당, 식당 같은 카페를 다시 느끼게 하는 순간이다.

이인재 객원기자

■메뉴: 생선구이 4인세트 40000원·2인세트 25000원, 고등어·열기 9000원, 가자미 10000원, 조기 12000원, 임연수·갈치 1만3000원, 묵은지고등어조림 13000원, 갈치조림 15000원, 젓굴갈비(4인) 35000원, 조기매운탕(4인) 3만5000원 
■주소: 평택시 비전2로 73 (비전스퀘어 2층)
■전화: 031-655-3850
※일부 메뉴 배달주문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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